안철수 원장, “건전한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만들어야”
  • “대기업ㆍ중소기업ㆍ정부가 힘을 합쳐 빨리 건전한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지난 17일 한국의 대표적 소프트웨어 업체인 안철수연구소의 창업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소프트웨어 업체인 구글이 하드웨어(휴대전화) 제조업체인 모토로라를 인수한 것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파워를 겸비해야 살아남는 시대가 왔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원장은 “지금까지 제품을 만들 때 삼성전자의 제조기술에 의지했던 구글이 직접 물건을 만들기 시작하면 결국 삼성전자는 구글과 동반자 관계에서 하도급 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프트웨어는 없고 하드웨어만 있는 한국 대기업들이 결국 구글 등에 크게 당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안 원장은 정부를 중심으로 대기업ㆍ중소기업 등이 힘을 합쳐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와 ‘건전한 소프트웨어 생태계 조성’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소프트웨어는 창업이 가장 쉬운 분야이기 때문에 엔지니어 몇 명이 뜻을 모으면 그만이다”면서 “장비도 필요 없고, 심지어 사무실도 필요 없기 때문에 정부의 작은 지원이나 환경 조성만 이루어져도 창업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소프트웨어 인력이 자랄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뜻이다.

    “정부가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공정한 감시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안 원장은 또 지금과 같은 산업 불균형 현상에 대해 ‘대기업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국내 대기업들은 빵집, 밥집까지 계열사로 거느리면서도 사람들에게 팔 범용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소프트웨어 회사를 계열사로 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고 지적했다. “삼성그룹이 ‘삼성소프트웨어’란 소프트웨어 개발력을 갖춘 자회사가 있었다면 이런 상황에서 정말 큰 힘이 됐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대기업들이 직접 사람을 뽑아 좋은 시설과 환경에서 직접 소프트웨어 전사를 키워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