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치러진 중국의 대입시험인 가오카오(高考)에서 베이징 문과 수석을 공동으로 차지한 학생 3명 전원이 중국 최고의 명문인 베이징대 대신 홍콩대학에 진학하기로 했다고 신경보(新京報)가 보도했다.

    홍콩대학 베이징사무처 관계자는 베이징 문과 수석인 이쓰자오(伊思昭.인민대 부속중 분교), 량첸(梁천<人+靑>.제4중), 주주(朱竹.사범대 제2부속중) 등 여학생 3명이 모두 자교 입학 수속을 밟았으며 입학보증금을 이미 납부했다고 밝혔다.

    이쓰자오는 언론정보학, 량첸은 사회과학, 주주는 경영 및 법학을 각각 전공으로 택했다.

    중국의 특별 행정구인 홍콩의 대학 입학 수속은 이달 7일 마무리되며 베이징 지역의 대학들은 7일부터 입학 수속을 시작한다. 홍콩 대학에 입학이 확정된 사람은 베이징 대학 입학 전형에 참가할 수 없다.

    이들 학생들은 재학 기간 16만홍콩달러(2천193만원)의 등록금 전액 면제 혜택을 받게 된다.

    량첸은 홍콩 대학 진학 이유를 묻자 "국내와는 다른 교육 시스템을 체험해보고 싶었다"며 "가족과 상의를 하긴 했지만 스스로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베이징시 이과 수석을 차지한 남학생 량쓰치(梁思齊.인민대 부속중)는 아직 진학 대학을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가오카오는 각 성ㆍ시ㆍ자치구별로 구성 과목과 문제가 달라 지역별 문·이과 수석이 있을 뿐 전국 단위의 수석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수도 베이징 지역의 수석은 전국적 관심을 받으며 사실상 중국 전체의 수석처럼 인식된다.

    과거에는 베이징 지역 문과 수석은 베이징대, 이과 수석은 칭화대에 진학하는 것이 당연하게 인식됐지만 수년 전부터 중국 본토 학생의 홍콩 진학이 허용되면서 수석 학생들의 이탈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다.

    홍콩은 국제적인 경제 중심지로 서구 선진국 수준의 교육 환경을 갖추고 있는데다 수업이 영어로 진행돼 외국 유학의 효과도 덤으로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중국 본토 학생들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홍콩으로의 우수 학생들 이탈로 중국 교육계 안에서는 베이징대와 칭화대 등 중국의 유명 대학들이 교육의 질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