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윤정 4대강추진본부 환경부본부장, 글 보내와“주민들, 물속 변화 가장 먼저 알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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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래무지가 돌아왔다” “농약병 사라진 강, 물고기 매운탕 잡냄새도 없어졌다고 하더라"

    4대강추진본부 차윤정 환경부본부장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4대강사업의 자화자찬이란 오해를 받을까 주저했지만 현장주민의 눈을 통해 들어온 4대강의 변화를 전하지 않을 수 없다며 현장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전하는 글을 보내왔다. (편집자 주)

     

    <전문>


    “모래무지의 귀환”

    물속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강물 속 변화를 제일 먼저 알아챈 사람들은 오랫동안 강변에서 살아온 사람들이다. 남한강 살리기 사업구간인 여주군에서 쏘가리를 잡아오던 주민은 물속의 시야가 넓어졌으며 예년에 비해 훨씬 많은 쏘가리가 잡힌다고 알려왔다.

  • ▲ 차윤정 4대강추진본부 환경부본부장.
    ▲ 차윤정 4대강추진본부 환경부본부장.

    낙동강의 창녕군 요강마을 어부는 최근 들어 누치, 모래무지, 민물새우 등의 어획량이 예년에 비해 2-3배 증가했다고 제보해 왔다. 특히 강바닥의 깨끗한 모래에서 사는 모래무지가 많이 잡히며 다슬기도 눈이 띄게 늘었다고 한다. 자화자찬 오해를 받을지라도 이런 소식은 전하지 않을 수 없다.

    변한 것은 잡히는 물고기의 수뿐만이 아니라고 한다. 준설로 인해 강폭이 넓어져 수량이 풍부해졌으며, 특히 물이 깨끗해졌다고 증언하고 있다. 강바닥에 버려진 폐비닐이며 농약병 등의 온갖 쓰레기가 사라지고, 잡은 물고기 매운탕에서는 기름 냄새, 비누 냄새 등의 잡냄새가 사라졌다고 한다. 놀아운 일이다.

    4대강 사업이전의 낙동강은 토사에 막혀 여름이면 물이 범람하고 겨울이면 강이 말라 물고기는 고사하고 겨울 철새도 오지 않았다고 한다.

    강물 속의 변화는 4대강 사업의 성과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우선적으로 수질에 영향을 미치는 하천변의 경작지를 정리하고 그동안 하천으로 버려졌던 농업쓰레기 뿐 아니라 생활쓰레기 심지어 산업폐기물에 이르기까지 수백만 톤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갈수기면 수면위로 드러나는 토사를 걷어내어 수심을 확보했다. 준설의 효과는 수로 확보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깨끗한 중간층의 모래를 드러냄으로서 물속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었다.

    강바닥에 토사가 퇴적되고 풀씨가 날아드는 것 자체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강변에 날아든 풀씨로 식생이 발생하고 땅이 굳어지는 것 역시 자연스런 현상으로 육지생태계의 확장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논하는 강의 생태는 수생태계로서의 강이다. 육지생태계와 수생태계의 가름은 물의 힘이다. 과도하게 쌓인 토사, 오염되고 부족한 물, 무엇보다 물의 영향력 감소는 수생태계의 세력이 약해짐을 의미한다.

    따라서 생태적 관점에서 강에 대한 가장 중요한 인식은 육지생태계를 견제할 물의 힘을 회복시키는 것과 사람이 아닌 강의 생물들이 원하는 환경을 확보하는 일이다. 토사를 걷어내느라 지금 당장의 풀 한포기를 희생시켰지만, 풍부해지고 깨끗해진 물 환경은 물속 생태계 뿐 아니라 육지와 닿아있는 습지 생태계를 건강하게 회복시킬 것이다.

  • ▲ 금강 살리기 7공구 신관지구(공주산성) 준설 전(2010.3.23)과 후(2011.1.24)의 변화다. 수로를 과하게 차지하고 있는 토사를 걷어내 수로면적이 넓어졌다.
    ▲ 금강 살리기 7공구 신관지구(공주산성) 준설 전(2010.3.23)과 후(2011.1.24)의 변화다. 수로를 과하게 차지하고 있는 토사를 걷어내 수로면적이 넓어졌다.

    공사 소음으로 위협을 받았던 새들은 곧 반복되는 학습을 통해 공사차량의 소음이 그들의 생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않음을 깨달을 것이며 무엇보다 늘어나는 물고기 수에 더욱 현혹될 것이다. 그것이 자연이 발생하고 확장되는 원리다.

    강의 변화된 모습이 현장에서 가시화되고 있지만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일반 시민이 바라보는 풍경으로서의 강이 있을 것이다. 종교가, 예술이 영감의 대상으로서 생각하는 강이 있을 것이다.

  • ▲ 한강 살리기 4공구 가산지구가 준설로 바뀌어가는 기록이 인상적이다. 왼쪽 위부터 2010. 3. 5, 6.21, 왼쪽아래 9.7,  오른쪽 아래가 11월9일로   퇴적된 토사가 사라지고 넉넉한 강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확연하다.
    ▲ 한강 살리기 4공구 가산지구가 준설로 바뀌어가는 기록이 인상적이다. 왼쪽 위부터 2010. 3. 5, 6.21, 왼쪽아래 9.7, 오른쪽 아래가 11월9일로 퇴적된 토사가 사라지고 넉넉한 강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확연하다.

    '자연’이라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 기쁨을 주는 요소를 구성한다.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의 현장 모습은 사람들에게 우려와 상처를 줄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우리는 강을 살리는데 필요한 생태적, 공학적 기술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

    강바닥이 말 그대로 바닥으로 가라앉아 넉넉해진 강의 품, 완만하게 되살아난 수로변, 맑아진 물, 새로워진 강의 모습은 비단 건강한 수생태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이야 말로 우리 기억속의 넉넉하고 아름다운 강 풍경이다. 올봄에 태어날 강의 생명들은 새로운 강에서 어떤 설렘을 가질 수 있을까. 기다리는 사람의 마음도 설레는 봄이다.

    차윤정(4대강 추진본부 환경부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