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최저임금 결정이 문제...못박지 말고 시장에 맡겨야"

"정부 돈 빼먹자" 최저임금 대책, 벌써부터 '꼼수' 난무

'유령회사' 만들어 정부 지원금 가로채... 구멍날 조짐 보이는 3조원 대책

방성주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7.07.20 11:4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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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대규모 직접 지원(3조원) 계획을 밝히자마자 일부 인터넷 카페에서 지원금을 가로챌 부정수급 방법이 논의되는 등 부작용 우려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금을 받기 위해 사업장 규모를 허위로 축소해 신고하거나, 꼼수를 통해 고용 인원을 조정하고, 성과급이나 식대를 임금에 포함시키는 '불법·편법' 방안이 주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가 이를 막기 위해 절차를 지나치게 강화할 경우 반대로 부담을 느낀 영세사업들이 아예 지원금을 포기할 수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사업자 간 형평성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이는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문제로 직결된다. 정부가 내놓은 직접 지원 대책이 오히려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지원금을 노리는 도덕적 해이, 정부의 지원 규제라는 '쩐의 전쟁'이 시작된다는 얘기다. 

특히 소규모 사업자에 대한 지원금과 관련해선 미국 고용보험 사례가 부각되고 있다. 연방정부가 고용보험을 개편한 이후 일부 사업자들의 '편법'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2010년 오바마(Obama) 전 대통령이 의료보험 제도(Obamacare)를 도입할 당시, 미국 정부는 50인 이하 사업장에 대해 의무적으로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정책을 도입했다.

연방 정부가 이 같은 정책을 도입한 이후, 폭스뉴스(Fox News) 등 미국 언론은 사업자들의 '꼼수'를 연속 보도했다. 이러한 지적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폭스뉴스는 지난 5일 사업자들이 "50인 이하의 전일제 근로자가 종사하는 사업장을 운영하기 위해 기준을 초과하는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계약직으로 고용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꼼수'가 불러온 문제점을 인식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부터 고용보험 자율화 정책을 추진했다. 월해 4월, 트럼프 정부는 다양한 보험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정책을 대폭 수정하기도 했다. 미국 소상공인들은 트럼프 정부의 규제 철폐·자유화 정책에 환호한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최저시급보다 낮은 기본임금을 제공하며 부가급여를 통해 남은 임금을 지급하는 방법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낮은 기본임금에 성과급 또는 식대 명목으로 메꾸는 편법, 이른바 '부가급여 의존' 정책으로 알려저있다. 임금 인상 폭을 축소하거나, 퇴직금을 낮추기 위해 이용되기도 한다. 

실제로 A 회사에 다니는 박모 씨(29) 하루 8시간 근무와 3시간 초과근무를 하며 연봉 2,000만 원을 받는다. 연봉에서 절반인 1,000만 원이 기본급이며 나머지 1,000만 원은 식대 및 수당이다. 기본급이 최저시급에 미치지 못하지만 식대와 수당으로 맞추는 셈이다.

법정시급의 인상으로 이러한 편법을 쓰는 사용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더욱이 법정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에 사용자 측은 올해도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넓혀달라"는 요구를 했다. 식대, 교통비, 상여금 등을 최저임금 항목으로 지급한다는 얘기다.

노동자들의 휴식시간을 대폭 늘린 선례도 있다. 최저임금을 8년에 거쳐 약 2배로 올리기로 한 시애틀의 사례다. 미국 워싱턴주립대 연구팀에 따르면, 시애틀 최저시급 인상으로 노동자의 임금이 3% 올랐으나, 노동시간은 9%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시애틀 노동자의 연간 소득은 125달러 감소했다.

노동자와 사용자가 머리를 맞대고 지원금을 조작해 낼 수도 있다.

계약직 근로자의 근로시간을 위조하거나 지인 또는 가족을 동원해 '유령회사'를 만든 뒤 정부 지원금을 빼내는 전략이다. 이같은 편법은 정부가 일일이 사업자와 고용자의 관계를 파악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이 외에도 노사 갈등문제,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 감소, 근로시간 축소, 외국인 노동자 일자리 감소, 형평성 문제 등 다양한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노동자들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자신이 몸담고 있는 사업장 운영이 어려워질 것을 알고 있을 정도다.

임종화 경기대 교수는 "이 같은 편법 사용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독일도 함부로 못 박지 못하고 시장 상황에 맡기고 있다"며 "시장에 맡기는 것이 최선"이라고 언급했다.

임종화 교수는 "영세 상인들이 생존을 위한 목적으로 채용 사실관계를 조작할 수 있으나 감사를 통해 일일이 확인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최저시급 인상의 비효율성을 지적했다.

이병태 교수는 "정부가 30인 이하 사업장에 대해 지원하겠다고 했는데 우리나라의 기업 규모는 30인에서 머무를 것이고, 50~60인 사업장은 기업들이 이익을 쫓아 두개로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며 "혁신을 통해 성장해야 할 기업에 패널티를 주고 오히려 비효율적인 기업을 보상해주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병태 교수는 정부가 해외의 선례를 거울삼아 볼 것을 당부했다. 그는 "프랑스도 마찬가지로 50인 이하에 대한 특혜가 많다 보니, 50인 이상 기업체 수의 단절 현상이 나타났다"며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300인 이상을 고용하면 장애인 고용의무 등 부담이 늘어나 기업을 쪼개는 현상도 일어났다. 이렇게 되면 최저임금이 아닌 영세업자의 최고임금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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