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최종책임자(대통령)라는 사람의 엄중함을 많이 생각한다""문재인 보다 우위? 시민들이 다 알고 있다. 여러분~ 다 아시죠?"
  •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이 24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TV조선 프로그램 '강적들' 패널들(왼쪽부터 박종진·김갑수·함익병)과 질답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이 24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TV조선 프로그램 '강적들' 패널들(왼쪽부터 박종진·김갑수·함익병)과 질답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박원순 시장이 나라의 운명을 움직이는 역할을 맡게되면 무엇이 바뀌나"
    "시켜만 주세요!"


    박원순 서울시장이 사실상 대권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박 시장은 24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카페트 200만 명 돌파기념 친구모임'에 참석, 자신의 지지자들과 만나는 자연스러운 자리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백범김구기념관은 5년 전 박 시장이 서울시장 재선을 선언했던 장소다. 이와 관련, 이번 대권에 대한 의지 표명은 사실상 대선 출정식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이번 행사는 '보고싶다 친구야'라는 테마로 박원순 시장의 SNS 팔로워들이 모여 개최한 자리다. 박 시장은 TV조선 '강적들' 출연진(박종진·김갑수·함익병)과의 질의응답과 도올 김용옥 교수와의 대담집 '국가를 말하다' 북토크를 통해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청중들은 "I AM WON SOON", "KOREA 박원순"을 외치며 환호했다.


  • 박원순 서울시장.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최종책임자(대통령)에 대한 생각 많다"


    김갑수 문화평론가는 "내 생각엔 세상을 근본적으로 완전히 갈아 엎지 않으면 안될 지경"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박원순이라는 사람의 내년(대선 출마)을 생각하고 있는데, 박원순이 나라의 운명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으면 (세상의) 무엇이 바뀌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박 시장은 "시켜만 달라"며 "지금 누구를 손보겠다, 작살내겠다고 하는 부분은 생각하기 힘들다. (대통령이)되고 나서 해야지"라고 답했다.

    "북한이 4·5차 핵실험을 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이었다면 어떻게 했겠는가"라는 질문에는 "핵 개발시 당장은 NSC(국가안전보장회의)를 설립해야 하는데 그런 얘기가 없더라"며 "남북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선 담대한 마인드와 결정이 있어야 하는데, 악화되는 남북 상황에서 누군가가 먼저 선순환으로 바꿀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요즘 최종책임자(대통령)라는 사람의 엄중함을 많이 생각한다"며 "우리 사회가 현재 가계 부채 1200조 원으로 대공황 직전이기도 하잖나, 당장의 절망적인 상황을 풀어낼 가장 큰 결정권을 가진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좋은 사람을 잘 선택하고 같이 있는 게 중요하고 힘이 된다. 전에 바다 낚시를 갔는데 광어를 잡으니까 호텔 주방장이 나타나서 회를 뜨더라, 그런 솜씨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했다.

    '솜씨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박 시장의 이번 표현은, 최근 대선 발판을 삼기 위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 당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만큼 향후 거취에 대한 의미를 내포한 것으로 보인다.


  • 24일 백범김구기념관에 모인 박원순 서울시장 지지자들이 박 시장을 보자 환호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24일 백범김구기념관에 모인 박원순 서울시장 지지자들이 박 시장을 보자 환호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야권 내 경쟁자, '문재인' 견제?


    박원순 시장은 친노 계열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경계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를 넘어서야 한다"며 "노 대통령의 상식과 원칙에 기반한 정신은 좋았지만, 문제는 유연하게 해결할 수 있는 정치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전 대표보다 우위인 것을 묻는 질문엔 청중들을 바라보면서 "시민들이 다 알고 있다. 여러분~ 다 아시죠?"라고 즉답을 피했다.

    박 시장은 "나는 정치인들 누구나가 소망하는 서울시장이 한 순간에 됐고, 참여연대와 아름다운가게·희망제작소 등 벌인 일들 중 성공하지 않은 것도 없다"며 "내가 대권 후보에 거론되는 게 영광이다. 서울시장으로서 일을 제대로 못했다면 (대권 후보에) 올라갈 수 있겠나"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통령은) 많은 삶을 통한 경험과 지혜·경륜·통찰이 있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또 "'원또(원순씨가 또 해냈다)'라는 별칭과 '스나이퍼 박'이라는 별칭을 좋아한다"며 "(스나이퍼가) 깊숙히 들어가 기다리다가 딱 한 방이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 박원순 서울시장과 도올 김용옥 교수가 대담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과 도올 김용옥 교수가 대담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모든 나라 제도가 똑같진 않아도 돼


    박원순 시장은 중국을 거론하면서 국가 체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도올 김용옥 교수와의 대담에서 "우리는 민주주의니까 선거를 하지만, 중국은 선거 없이 지도자를 뽑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도자들이 그 시대에 딱 맞는 사람들이 선출되는 걸 보면, 나라마다 모든 제도가 다 똑같아야 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주장했다.

    현 정부의 정책과 관련해선, "창조경제라고 하는데, 창조경제가 요새 잘되고 있나, 이렇게 칙칙하고 어둡고 부자연스러운 상황에서 창조와 혁신이 일어나기 힘들다"며 "그래서 협동·협력·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김용옥 교수는 "박원순 시장은 거짓이 없는 위대한 사람"이라며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