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중인 美 핵 항모 타보니‥10만 톤 거대항모 30노트 속도로 '종횡무진'
  • ▲ 28일 대한민국 해군 함정과 PHOTO EX 대형으로 정렬한 로널드 레이건호.ⓒ대한민국해군
    ▲ 28일 대한민국 해군 함정과 PHOTO EX 대형으로 정렬한 로널드 레이건호.ⓒ대한민국해군

    지난 1일 일본 요코스카 군항에 ‘USS 로널드 레이건’ 핵 항공모함이 기존 조지워싱턴호의 임무를 이어받아 도착했다.

    한미 해상기동 훈련에 참가한 로널드 레이건 (USS Ronald Reagan·CVN 76)의 규모는?

    레이건호는 지휘함, 핵 잠수함, 순양함, 구축함, 호위함 등 19척의 함정으로 구성된 제5항모강습단 소속으로 서태평양을 방어하는 미 7함대의 핵심 전력이다. 미 본토 이외 지역에 전진 배치된 유일한 항모강습단으로 유사시에는 한반도에 배치된다.

    미국의 주력 항공모함인 니미츠급 핵항공모함은 모두 10척이 건조됐으며 여기에 조지워싱턴호와 레이건호도 포함된다. 그중 레이건호는 같은 급에서도 신형 항모에 속한다.

    주요 제원은 10만 2,000톤으로 축구장 3개를 합쳐놓은 길이 333m, 최대속력 시속 56km(30노트), 승조원은 5,400명으로 F-18 E/F 슈퍼호넷 전투기, 전자전기, 공중조기경보기를 비롯한 항공기 80여 대를 탑재하고 있다.

  • ▲ 28일 로널드 레이건호 비행갑판에서 이륙(이함)을 위해 이동중인 F-18E 슈퍼호넷 전투기. 슈퍼호넷은 현재 로널드 레이건호의 유일한 전투기다.ⓒ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 28일 로널드 레이건호 비행갑판에서 이륙(이함)을 위해 이동중인 F-18E 슈퍼호넷 전투기. 슈퍼호넷은 현재 로널드 레이건호의 유일한 전투기다.ⓒ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국방부 공동 취재단은 미 해군의 협조로 28일 동해상에서 우리해군과 연합훈련 중인 ‘레이건호’에 탑승해 비행갑판 내 전투기의 이·착함 과정, 격납고와 비행갑판 통제실을 취재할 수 있었다.

    바다에서 훈련중인 레이건호에 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항공모함 전용 수송기 ‘C-2 그레이하운드’를 이용하는 것이다. 모두 20개의 좌석이 있는 C-2수송기는 인원과 물자를 항모로 수송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다. C-2기는 항모 착함에서의 압력을 덜기 위해 탑승객들의 좌석은 모두 비행기 꼬리쪽을 향해 있다. 기자들이 탑승한 C-2는 오지의 낡은 시외버스처럼 매연이 심했다.

    이날 취재진은 오산 미공군기지에 도착해 있는 C-2 수송기를 타고 1시간여 비행 끝에 동해 포항 인근 바다에서 훈련중인 레이건호에 착륙(착함)했다.

    몇년 전에는 가벼운 C-2기 화재사고도 있어 당시 항모를 찾았던 기자들은 당일 복귀하지 못하는 바람에 예상치 않게 함내에서 1박을 해야 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세계최고 공격병기 “핵 추진 항공모함” 실감..F-18기 쉴 새 없이 출격

  • ▲ 28일 로널드 레이건호 비행갑판에서 이륙(이함)을 위해 이동중인 F-18E 슈퍼호넷 전투기. 사진상 슈퍼호넷 3대가 이함 준비를 하고 있다.ⓒ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 28일 로널드 레이건호 비행갑판에서 이륙(이함)을 위해 이동중인 F-18E 슈퍼호넷 전투기. 사진상 슈퍼호넷 3대가 이함 준비를 하고 있다.ⓒ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 ▲ 28일 로널드 레이건호 비행갑판에서 이륙(이함)하는 F-18E 슈퍼호넷 전투기. 사진상 슈퍼호넷 2대가 이함 준비를 하고 있다.ⓒ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 28일 로널드 레이건호 비행갑판에서 이륙(이함)하는 F-18E 슈퍼호넷 전투기. 사진상 슈퍼호넷 2대가 이함 준비를 하고 있다.ⓒ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 ▲ 28일 로널드 레이건호 비행갑판에서 착륙(착함)하는 F-18E 슈퍼호넷 전투기. 사진상 슈퍼호넷 후미 어레스팅 후크가 와이어가 걸리며 제동이 걸린다.ⓒ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 28일 로널드 레이건호 비행갑판에서 착륙(착함)하는 F-18E 슈퍼호넷 전투기. 사진상 슈퍼호넷 후미 어레스팅 후크가 와이어가 걸리며 제동이 걸린다.ⓒ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레이건호에 도착한 취재진은 레이건호가 속한 제5항모강습단의 공보장교 폴 매카파겔(PAUL MACAPAGEL) 소령의 안내로 비행갑판(Flight Deck)으로 이동했다. 그는 비행갑판에서는 바닥에 흰색과 빨간색으로 그어진 안전선을 따라 정해진 통로로 이동해야 한다고 주의를 줬다.

    1,800평방미터에 달하는 공간에는 출격을 위한 F-18 슈퍼호넷과 착함에 성공한 항공기들로 복잡한 상태였다. 취재진은 먼저, 항공기가 출격하는 증기 사출장치가 있는 함수쪽으로 이동해 F-18 슈퍼호넷의 이함을 지켜봤다.

    레이건호 항공기의 이륙(이함)은 캐터펄트(Catapult)의 힘으로 이루어진다. 이는 항공모함을 움직이는 핵원자로가 만들어낸 고압 증기로 수 톤의 항공기를 마치, 새총의 돌맹이처럼 던져지는 과정을 통해 이함한다. 이날 네 군데의 캐터펄트에서 전투기가 1분에 1대씩 출격했다.

    전투기가 출격할 때 항공모함은 방향을 바꾸며 맞바람을 뚫고 전진하고 있는 상태다. 이 자리에서 공보장교는 “항공모함이 이같이 기동하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면서 “일정 량의 맞 바람을 이용해 짧은 이함거리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항공기의 양력을 크게 증가시키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 ▲ 28일 로널드 레이건호 비행갑판에서 이륙(이함)하는 E-2C 호크아이 2000 조기경보기.ⓒ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 28일 로널드 레이건호 비행갑판에서 이륙(이함)하는 E-2C 호크아이 2000 조기경보기.ⓒ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한편, 착함이 이루어지는 후미갑판에서는 앞서 출격한 항공기들이 2~3분간격으로 착함하고 있었다. 항모에서 항공기의 착함은 후미갑판에 설치된 3군데의 어레스팅 와이어(Arresting Wire)에 항공기 내장 후크를 걸어 강제로 정지시키기는 원리다.

    항공기가 항모 착함 과정에서 어레스팅 와이어를 잡지못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이날도 기자가 목격한 것만 2번, 그만큼 힘들다는 것이다. 특이한 점은 착함을 유도하는 요원은 비행 일정이 없는 조종사들이 당직을 정해 투입한다는 점이다. 조종사로써 경험과 동료애를 발휘해 최대한 안전한 착함을 유도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항공모함의 완벽한 이·착륙(함)의 1등 공신 “비행갑판요원”

  • ▲ 28일 로널드 레이건호의 복잡한 비행갑판 모습.ⓒ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 28일 로널드 레이건호의 복잡한 비행갑판 모습.ⓒ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 ▲ 28일 로널드 레이건호의 복잡한 비행갑판 모습.ⓒ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 28일 로널드 레이건호의 복잡한 비행갑판 모습.ⓒ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 ▲ 28일 로널드 레이건호의 복잡한 비행갑판에서 활약하는 각각의 갑판요원(본문참조).ⓒ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 28일 로널드 레이건호의 복잡한 비행갑판에서 활약하는 각각의 갑판요원(본문참조).ⓒ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비행갑판에서는 연이어 출격을 기다리는 항공기와 비행갑판요원이 분주히 움직인다. 요원들은 무전을 이용하지만 수신호를 선호한다. 비행갑판의 요원은 대략 400명 정도로 이들은 서로 다른 색상의 의상으로 임무를 구분한다. ▲노란색은 항공기 통제를 ▲녹색은 항공기 정비 및 이함을 담당하고, ▲청색은 항공기의 고정, ▲백색은 의무·안전을, ▲적색은 무기와 탄약, ▲은색은 화재진압을 ▲갈색은 비행갑판 내 항공기 점검을 담당한다.

    바다 한 가운데, 공간적 제약이 있는 항모에서 이들의 움직임은 유기적이며 정확하다. 항모 관계자가 이들을 “프로페셔널”이라고 부르는 설명이 이해되는 대목이다.

    항모탑재 항공기는 80대..하지만 격납고엔 30대만 수납…왜? 

  • ▲ 28일 로널드 레이건호의 격납고. 슈퍼호넷이 날개를 접은 채 보관돼 있다.ⓒ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 28일 로널드 레이건호의 격납고. 슈퍼호넷이 날개를 접은 채 보관돼 있다.ⓒ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 ▲ 28일 로널드 레이건호의 격납고. MH-60R 대잠헬기가 수리를 받고 있다.ⓒ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 28일 로널드 레이건호의 격납고. MH-60R 대잠헬기가 수리를 받고 있다.ⓒ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 ▲ 28일 로널드 레이건호의 격납고. 슈퍼호넷이 날개를 접은 채 보관돼 있다.ⓒ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 28일 로널드 레이건호의 격납고. 슈퍼호넷이 날개를 접은 채 보관돼 있다.ⓒ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비행갑판이 이함과 착함을 하는 항공기 때문에 시끄럽고 매연이 가득한 분주한 곳이라면 지하 3층 격납고는 비교적 조용하고 한산하다. 날개를 접고 켜켜히 수납된 항공기 틈사이로 요가수업을 하거나 승조원 간의 모임도 눈에 띄었다.

    안내장교는 “모두 3개로 나누어진 공간에서 항공기의 부품교체와 정비가 이루어진다”고 설명 했다. 레이건호의 항공기는 모두 80대, 그중 격납고의 수납가능한 항공기는 모두 30대로 나머지 항공기는 비행갑판에 위치한다. 당장 사용이 가능한 항공기는 비행갑판에 주기한다는 의미다.

    정밀기계인 항공기가 염분이 가득한 파도와 바람 노출돼도 정상비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미국의 기술력이 놀라웠다. 때문에 격납고에 위치한 항공기는 정비일정에 따른 비활성 항공기가 대부분이다.

    이날 격납고에서 슈퍼호넷의 일부를 뜯어 수리 점검하거나 헬기 수리에 여러 명이 동원되는 모습이 목격됐다.

    최신 IT 기술 적용된 레이건호도 ‘아날로그’가 중요

  • ▲ 제5항모강습단 단장 존 D. 알렉산더(John D. Alexander) 제독.ⓒ국방부 공동취재단
    ▲ 제5항모강습단 단장 존 D. 알렉산더(John D. Alexander) 제독.ⓒ국방부 공동취재단


    레이건호가 소속된 제5항습단을 지휘하는 존 D. 알렉산더(John D. Alexander) 제독은 “레이건호는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대지진 복구 지원 등 전 세계적인 지원활동을 수행했다”며 “미국 항공모함이 단지 군사적 목적에만 이용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니미츠급 중 레이건호의 장점을 꼽아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새로운 것이 장점”이라며, 니미츠급중 가장 최신화된 IT기술이 접목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레이건호는 최첨단의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각종 디지털 장비가 가득한 최신예 항모지만, 현재까지도 수작업의 전통을 이어오는 부분도 있다.

  • ▲ 28일 로널드 레이건호의 비행갑판 통제실 모습.빨간색 상의을 입은 통제관이 비행갑판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 28일 로널드 레이건호의 비행갑판 통제실 모습.빨간색 상의을 입은 통제관이 비행갑판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 ▲ 28일 로널드 레이건호의 비행갑판 통제실에서 비행갑판 현황을 기록하는 모형비행기.ⓒ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 28일 로널드 레이건호의 비행갑판 통제실에서 비행갑판 현황을 기록하는 모형비행기.ⓒ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함교1층에 위치한 ‘비행갑판 통제실’이 바로 그 예다. 비행갑판 통제실은 함내 항공기의 이, 착함 및 이동상황을 확인하고 지시를 내리는 곳이다.

    통제실의 이같은 업무는 책상 위 그려진 항모 갑판 그림 위에 미니어쳐 모형 전투기로 현재 위치를 손으로 이리저리 옮겨가며 상황을 보고한다. 때문에 항공기의 이·착함이 시작되면 가장 바쁜 곳이 된다.

    통제실의 한 장교는 이처럼 복잡한 업무에 디지털을 적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정전 등 비상시에도 상황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짧고 명쾌한 답을 했다. 복잡한 비행갑판을 사고 없이 운영하는 이유다.

    로널드 레이건호는 26일부터 실시한 한미 해상기동훈련 30일까지 마친 후 일본 요코스카로 복귀한다.(동해=순정우 뉴데일리 기자·국방부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