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합작드라마 '무신 조자룡(武神 赵子龙)', 올 하반기 방송연출 맡은 정력동 PD "박근혜 대통령에게 아이디어 얻어 만들었다"

  • 韓中합작드라마 <무신 조자룡>..그분도 즐겨볼까?

    몇년 전 박근혜 대통령의 자서전을 보게 됐는데요. 박 대통령께서 삼국지에 나오는 조자룡을 좋아한다는 얘기를 듣고 드라마를 제작하게 됐습니다.


    지난 1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중합작드라마 '무신 조자룡(武神 赵子龙)'의 국내 첫 시사회 자리에서 연출을 맡은 정력동 피디는 "드라마에 대한 아이디어를 박 대통령의 자서전에서 얻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한국의 대통령이 조자룡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한중합작드라마의 소재로 사용했다? 감독의 말만 들으면 이 드라마가 마치 박 대통령에게 바치는 '헌정 드라마'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정력동 피디가 타국 대통령의 '취향'까지 고려해 드라마를 제작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저 막대한 제작비를 들여 제작하는 한중합작드라마인 만큼, 한국의 대통령께서도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라는 마음에, 중국인 특유의 '과장된 화법'을 구사한 게 아닌듯 싶다.

    특히 이날 시사회가 열린 장소는 대한민국의 입법기관인 국회 의원회관이었다. 따라서 멀리 중국에서 건너온 정 피디는 한국의 중심부에서 기자회견이 열린 것을 고려해 나름 '최선의' 립서비스를 한 것으로 보인다.

  •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선물한 조자룡 그림.  ⓒ 연합뉴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선물한 조자룡 그림. ⓒ 연합뉴스



    정 피디의 발언이 기사화 되면서 국내에선 박근혜 대통령이 실제로 조자룡을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박근혜 대통령이 조자룡을 좋아한다는 얘기는 사실 대통령의 자서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에 기록된 내용이다.

    박 대통령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삼국지를 열독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수많은 영웅호걸 중에서도 조자룡을 특히 좋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돌이켜 보건대 첫사랑은 조자룡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그가 등장할 때마다 가슴이 설랬습니다.


    박 대통령이 "(자신의) 첫사랑은 조자룡"이라고 고백한 내용은 지난 2013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할 당시 현지 언론에 대서특필 된 적이 있다.

    지난해 방한한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박 대통령에게 조자룡 그림 족자를 선물한 것도 이같은 연유에서 비롯됐다.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조자룡을 특히 아끼는 이유는 조자룡이 '충심(忠心)의 사나이'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오호대장군(五虎大將軍)' 중의 한 사람인 조자룡은 '탁월한 무예'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지만, 단 한 번도 주인을 배신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충성스런 신하의 표본으로도 추앙 받는 영웅이다.

    심지어 만화가 이현세는 '만화 삼국지'를 펴낼 때 "이 작품은 한번도 배신한 적이 없는 남자 조자룡과, 한번도 배신 안 한 적이 없는 남자 여포의 대결이 감상 포인트"라고 말했을 정도다.

    주군의 아기를 갑옷 속에 품고, 필마단기(匹馬單騎)로 적진을 빠져나오는 조자룡의 모습은 오늘날에도 모든 통치자들이 꿈꾸는 '충신'의 이상형일지도 모른다.

    주위에 정적(政敵)들이 많을 수밖에 없는 '권력자'에겐, 조자룡 같은 충신을 곁에 두는 일이야말로 중차대한 당면과제일 수 있다.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육영수 여사) 대신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해온 박근혜 대통령은 아주 오랫동안 '나홀로' 정상의 자리를 지켜왔다.

    그렇기에 '조자룡을 흠모한다'는 대통령의 얘기는 단순히 한 인물을 좋아한다는 차원이 아닌, 권력자의 생존 본능에서 비롯된 '절박한 소원'이라고도 볼 수 있을 터.

    '삼국지연의'에 등장하는 영웅 조자룡의 이야기를 다룬 중국 드라마가 과연 정 피디의 바람대로 박심(朴心)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무신 조자룡(武神 赵子龙)' = 중국 후난위성TV를 통해 올 하반기 중 방송될 예정인 60부작 드라마 '무신 조자룡(武神 赵子龙)'은 한류스타인 윤아와 김정훈이 출연해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소녀시대의 윤아는 주인공 조자룡의 연인 하후경이역을, 가수 겸 배우 김정훈은 조자룡의 라이벌 이식 역을 맡았다. 고나은은 극 중 유비의 처이자 손권의 여동생인 손부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