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환 명지전문대 명예교수는 27일 전교조와 미국교사노조를 비교한 보고서를 내고 "전교조가 벌인 학습평가 저지투쟁은 교습-학습-시험으로 연결되는 일상적 학교교육을 부인하는 반문화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이날 발표한 자유기업원 보고서에서 "전교조 창립선언문은 가르치고 공부하는 교육을 말하지 않고 자신들의 '교육민주화 대장정'이 이전의 낡은 교육을 대신해야 한다는 변증법적 당위론만 내세운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교조는 창립선언문에서부터 '민주화(12회)' '민족(8회)' '역사(6회)' '독재권력(5회)' 등 정치적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교육개혁 수단으로 실시되는 학습평가에 이의를 달지않는 미국 교사노조와 전교조는 크게 비교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전교조 교사가 가르치는 본분을 떠나 투사를 양성하는 교관 같은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다면 학교에 뿌리를 둔 교사집단이 아니다. 전교조가 조합원 복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교육민주화를 위해 싸우자고 결의한다면 교사노조가 아니다"며 전교조의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 교수는 "미국 교사노조는 가르치는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단결한 조직이므로 일과 임금, 신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한 학교의 교육활동을 존중하지만 전교조는 이전의 교육을 없어져야 할 악으로 규정하고 전교조의 교육 민주화 대장정이 대안이므로 이를 위해 싸워 나갈 것을 교사동지들에게 호소하는 형태"라고 비교했다. 그는 "전교조 교사가 담당하는 역할을 '통일을 앞당길 동량을 키우고 주체적 인간으로 기르는 민족사적 성업'이라고 규정한다면 가르치고 공부하고 시험보는 전통 학교교육은 설 자리를 잃는다"며 "이것이 학습평가를 저지하는 진실한 이유"라고 폭로했다.

    그는 "학생의 성장을 위임받았다고 생각하는 전교조는 학습평가를 저지하지만, 학생 시험성적을 토대로 실패학교를 폐쇄하고 무능교장을 퇴출시키는 교육개혁에 협조하는 미국교사노조도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미국 최대 교육도시 뉴욕은 아동낙오방지법을 배경으로 학업성취도를 평가해 학생 성적향상도에 따라 실패학교를 폐쇄하고 무능교장을 퇴출시키는 한편, 우수교사를 포상하는 획기적 개혁을 실험하고 있다"며 "학생 성적향상도가 학교존속과 교장인사에 반영되고 교사 포상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지만, 미국 교장교감노조와 교사노조는 학생에게 유리하고 교사에게 공정한 이상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