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6조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을 제기해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주 의원을 검찰에 고소했다.

    주 의원은 전직 검찰 관계자로부터 제보받았다고 밝힌 100억원대 무기명 양도성 예금증서(CD)를 근거로 김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가 김 전 대통령으로부터도 형사고소를 당한 상태이다. 

    24일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이 여사는 지난해 10월 평화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비자금 발언'을 한 주 의원에 대해 최근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이 검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주 의원은 당시 "검찰에서 신한은행 설립 당시의 6조원대 비자금 문제와 관련해 내사를 하고 있고 신한은행 비자금이 이 여사 쪽으로 흘러간 정황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었다.

    서울중앙지검은 김 전 대통령의 명예훼손 고소 사건을 수사 중인 형사1부(이창재 부장검사)에 이 여사의 사건을 함께 배당해 주 의원이 해당 의혹을 사실로 믿을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앞서 김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주 의원이 같은 프로그램에서 "2006년 3월 초 김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라는 100억원짜리 무기명 CD 제보를 받았다"며 검찰 수사를 촉구하자 명예훼손 혐의로 주 의원을 고소했었다.

    이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주 의원을 직접 불러 참고인 조사를 벌이는 등 이 CD의 실체를 조사한 뒤 김 전 대통령과의 관련성은 드러나지 않았다는 내용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같은 수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명예훼손 혐의의 성립 여부를 따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