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오전 위암 말기 투병 중이던 가수 겸 배우 유채영(41·본명 김수진)이 사망하면서 그의 지난 삶에 대한 가요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유채영은 1988년 중학생 때 가요계에 데뷔했다. 당시엔 미성년자가 곧장 가요계에 입문하는 경우가 드물었기에 유채영은 데뷔 초부터 주위의 눈길을 끌었다.

    공식 프로필에는 유채영이 1989년 안양예술고등학교 재학 당시 17세의 나이로 데뷔한 것으로 나와 있으나 그가 방송에서 밝힌 내역은 좀 다르다.

    유채영은 과거 한 방송에서 "지금은 소녀시대나 슈퍼주니어처럼 어린 나이에 데뷔하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88년도에 너무 앞서갔다"며 "어린 나이(중학생 때)에 데뷔해 큰 인기를 얻지 못한 것 같다"고 자신의 데뷔 시절를 회상한 바 있다.

    유채영이 처음 몸 담았던 그룹은 5인조 남녀 혼성그룹 '푼수들'. 유채영의 발언을 들어보면 당시 '푼수들'은 앨범을 내고 콘서트까지 여는 등 정상적인 가수 활동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워낙 존재감이 미미한 탓에 자세한 활동 내역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후 안양예술고등학교에 진학, 좀 더 실력을 갈고 닦은 유채영은 1994년 혼성그룹 '쿨'로 가요계에 화려하게 재등장했다. 당시 쿨 1집 앨범 '너 이길 원했던 이유'에 참여했던 유채영은 청순한 미모와 대비되는 파격적인 삭발 패션으로 대번에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쿨에서의 활동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이듬해 팀을 탈퇴한 유채영은 대니 신(본명 신 다니엘)과 함께 혼성듀오 '어스'를 결성, '지금 이대로'를 발표했다. 이때에도 파격적인 헤어 스타일을 유지한 유채영은 번안곡 '지금 이대로'가 큰 사랑을 받으면서 "유로댄스의 진수를 선보였다"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후에도 유채영의 도전은 멈출 줄 몰랐다. 솔로 가수로 독립한 유채영은 1999년 '이모션'으로 전국적으로 테크노 댄스 열풍을 일으키는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2001년 2집 '어 시크릿 다이어리'까지 발매한 유채영은 이듬해 돌연 연기자 겸업을 선언한다. 2002년 영화 '색즉시공'을 통해 배우로 데뷔하게 된 것.

    이때부터가 유채영에겐 '제 2의 전성기'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영화에서 발군의 코믹 연기로 대중의 눈도장을 찍은 유채영은 이후 영화 '누가 그녀와 잤을까' '색즉시공 2', 드라마 '추노' '패션왕' 등에 연달아 출연하며 연기자로의 지평을 넓혀나갔다.

    유채영의 넘치는 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빛을 발했다. '미녀들의 1박 2일' '무한걸스' '강심장' '해피선데이' 등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방송에 활력을 불어 넣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창 예능으로 주가를 올리던 유채영은 2008년엔 한 살 연하의 사업가와 결혼에 또 한 번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유채영은 최근까지도 라디오 등 다양한 방송 활동을 통해 팬들을 만나 왔다.

    [사진 = 쿨 1집 앨범 자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