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등록 회원 20만여 명…운영자 연 수입 20억 원”수백 곳의 변종 성매매업소 광고해주고 ‘리뷰’도 게재
  • 서울지방경찰청 광역단속수사팀이 국내 최대 규모의 성매매 알선 사이트 운영자를 ‘성매매 알선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성매매 알선 사이트의 회원은 20만여 명. 운영자 송 씨(35)는 2008년부터 지난달 11일까지 ‘여대생 마사지 업소’ ‘대딸방’ 등 변종 성매매 업소들로부터 월 30~60만 원을 광고료로 받았다.

    광고하던 업소는 전국 400여 개에 달했다. 광고료는 국내 대포통장으로 받았다. 송 씨가 이렇게 매년 벌어들인 돈은 20억 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회원들은 성매매 업소의 위치, 여종업원과 성관계를 한 사진, 이용후기 등을 올리면서 ‘할인’까지 받았다. 성 매수자들은 이 사이트에 올라온 업소 연락처를 보고 사전 예약하면서 이용했다.

    송 씨가 이런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잡히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수시로 인터넷 도메인을 바꾸는 것이었다. 바뀐 도메인은 1만8천여 명에 달하는 트위터 팔로워들을 통해 전파됐다.

    경찰은 송 씨가 연 20여억 원의 범죄 수익으로 고급 주상복합 건물에 살면서 고급 외제 승용차 2대를 리스로 타고 다녔다고 전했다.

    경찰은 해외 계좌를 이용해 돈세탁을 한 공범이 있다고 보고 인터폴에 협조를 의뢰하는 등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하지만 경찰의 수사는 송 씨의 사이트와 유사한 ‘인터넷 성매매 재벌’ 단속의 시작이라는 게 업계를 잘 아는 이들의 지적이다.

    본보는 2010년 8월 13일 온라인을 통해 각종 성매매 업소를 소개하는, 일명 ‘성매매 재벌’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경찰이 밝힌 ‘성매매 알선 사이트’의 규모는 이 사이트를 통해 ‘월 200만 원 짜리 광고’를 하며 ‘실제 오너’를 만났다는 업소 관계자들의 증언에 비해 훨씬 작다. 이번에 구속된 송 씨를 철저히 수사할 경우 더 큰 ‘성매매 재벌’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취재 중 만난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사이트를 통해 돈을 버는 ‘일당’이 있으며, 이들은 지금까지 번 돈으로 강남에 빌딩도 구입할 만큼 재력이 대단하고, ‘경찰과 검찰, 정치권에도 줄이 있어 쉽게 건들지 못할 것’이라고 자랑했다고 한다.

    잘 알려진 성매매 알선 사이트로는 ‘여탑’ ‘스파크 69’ ‘소라넷’ 등이 있다. ‘밤기’의 경우 세무서에 정식으로 신고한 ‘법인체’로 허가받은 유흥업소만 홍보를 대행해주는 ‘합법업체’임이 확인됐다.

    한편 서울경찰청 광역단속수사팀은 송 씨 체포 외에도 ‘풀살롱’ 영업을 한 혐의(성매매 알선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강남의 대형 풀살롱 영업상무 이모(41)씨, 성매매 접대부, 성 매수자 등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번에 단속된 풀살롱은 강남구 삼성동 지하 1층~지상 5층 건물에 57개의 룸과 호텔 객실 30개를 두고 여종업원 100여 명을 고용해 영업한 곳이다. 2011년 11월부터 지난 8월 22일까지 140여억 원의 불법 수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조만간 업소 실제 소유주 등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