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중고교 '교실혁신 방안'… "수능은 객관식인데" 이중부담, 공정성 논란도
  •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2일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창의지성·감성을 갖춘 미래인재를 기르는 교실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2일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창의지성·감성을 갖춘 미래인재를 기르는 교실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부터 중·고교에서 서술·논술평가와 수행평가를 합친 비율이 현행 45%에서 50%로 확대된다. 중학교 5개 교과군(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에서 학기당 1과목 이상 선다형 문항을 폐지하고 수행평가 또는 서술·논술형 문항으로 학생을 평가하게 된다. 

    12일 서울시교육청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창의지성·감성을 갖춘 미래인재를 기르는 교실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교육청은 결과 중심인 총괄평가(지필평가)는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과정 중심 평가인 서술·논술형 평가는 점차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내년부터 서술·논술평가와 수행평가 비중을 45%에서 50%로 확대하고, 정기고사(중간·기말) 중 서술·논술형 문제 비중을 최소 20% 이상 적용하도록 권장할 방침이다. 또 단위 학교에서 단답형 또는 완성형 문항을 학생들이 서술·논술형 문항으로 인식하지 않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학부모께서 평가의 공정성에 우려가 많이 있는 것 같다"면서도 "일탈 사례가 생기면 첨예한 쟁점화가 되면서 마치 (평가 혁신) 전체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인식되는 측면도 있지만, 평가 혁신의 큰 방향은 잃지 말고 가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시대가 광속으로 변하고 있는데 현재 교육은 암기 위주 문제 풀이 수능형으로, 미래 역량을 키우는 데 뚜렷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비판이 있었다"며 "수업방법과 혁신에 초점을 맞춰 미래시대를 준비하자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교육청은 이같은 논술·서술평가 확대로 학생 참여중심의 협력학습을 통한 자기주도적·역량중심 수업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나, 당장 객관식 시험을 축소하는 정책 방향에 대해선 평가의 주관성·모호성에 따른 공정성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조성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과정중심 평가를 중시하자는 교육청의 정책 방향성엔 공감하지만, 과정중심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만한 준비가 돼 있느냐는 점에선 현장에서 우려가 많은 것도 사실"이라며 "또 결국 정점에 있는 수능은 객관식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이중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어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강연흥 서울시교육청 중등교육과장은 "교사의 주관이 개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서술형 문제를 낼 때 정답 작성조건과 구분조건부터 결과·평가에 이르기까지 명확한 채점기준을 학생들에게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