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양국 경쟁이 충돌로 이어지면 안 돼"… 시진핑도 공감 펜타닐 원료 차단·단속 합의… 대만 문제 놓고는 시각차
  • ▲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 오전 11시 18분(현지 시각) 캘리포니아주(州) 샌머테이오 카운티의 파이롤리 에스테이트에서 정상회담을 위해 만났다. ⓒ뉴시스
    ▲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 오전 11시 18분(현지 시각) 캘리포니아주(州) 샌머테이오 카운티의 파이롤리 에스테이트에서 정상회담을 위해 만났다.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66일 만에 만나 양국 군사채널 복원에 합의했다. 양국 정상의 대면 회담은 지난해 11월 발리 회담 이후 1년 만이다. 시진핑의 미국 방문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7년 4월 이후 6년 7개월 만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중 정상회담은 15일 오전 11시18분(현지 시각) 캘리포니아주(州) 샌머테이오 카운티의 파이롤리 에스테이트에서 시작됐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양측 충돌 방지의 일환으로 1년 넘게 단절됐던 군사 대화를 복원하기로 결정했다.

    중국 외교부는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평등과 존중을 바탕으로 군 고위급 소통, 국방부 실무회담, 해상군사안보협의체 회의, 사령관급 전화통화 등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당국자도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두 나라가 군사 대화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분명히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이 현재 공석인 국방부장을 새로 임명하는 대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과 만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양국 갈등을 키웠던 중국 내 펜타닐 원료 유통도 통제하기로 합의했다. 중국은 펜타닐 원료를 만드는 화학회사를 직접 단속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에서는 펜타닐을 투약한 이들이 길거리에서 쓰러지고 서서 잠드는 등 사회적 문제가 대두됐다. 21세기 미국이 펜타닐로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면서 지난 2월 미 상원 외교위원회는 "청장년층 사망 원인 1위인 펜타닐 중독과 관련해 중국에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두 정상은 대만 문제와 미국의 대(對)중국 수출 통제 등 갈등 현안에 대해선 이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대만 문제는 항상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라며 "미국은 대만 무장을 중단하고 중국의 평화 통일을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시 주석이 이날 회담에서 중국이 대규모 대만 침공을 준비하고 있지 않음을 시사하려 했다"고 전했다. 다만 시 주석은 무력을 사용할 수 있는 조건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이 독립 선언과 같은 행동을 할 경우, 무력을 사용한다는 기본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시 주석은 "미국이 수출 통제, 투자 검토, 일방적 제재 등 조치를 통해 중국의 정당한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중국의 과학 기술을 억압하는 것은 중국 인민의 발전권을 박탈하는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입장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고, 미국은 현상 유지를 믿는다"면서 중국이 대만의 선거 절차를 존중할 것을 요청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중국의 핵전력과 관련해 더 투명해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중국은 핵전력 확충 문제에 관해 대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주제를 놓고 잡음이 있었지만 양국의 충돌 방지에 대해선 두 정상이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 시작 전 모두발언에서 "미·중 간의 경쟁이 충돌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경쟁을 책임 있게 관리해야 하고 미국은 그럴 것"이라며 "우리는 각자의 국민과 세계에도 책임이 있다. 기후 변화, 마약 차단, 인공 지능 등의 글로벌 도전도 우리 공동의 노력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도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호응하며 "중·미는 문화, 사회제도, 발전궤도가 다르지만 상호 존중, 평화 공존, 협력 공영을 지킨다면 차이를 뛰어넘어 양대 대국의 올바른 길을 찾을 수 있다"고 화답했다.

    시 주석은 "지난 50년간 중미 관계가 순풍에 돛 단 배처럼 오지는 않았다. 항상 여러 문제가 있었고 여러 곡절 가운데 전진해 왔다"면서 "양대 대국이 교류하지 않아서는 안 되고, 상대방을 바꾸려 하는 것은 실용적이지 못하며 충돌과 대항의 나쁜 결과는 누구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구는 중미 양국을 모두 수용할 수 있어 각자의 성공이 서로에게 기회가 된다"고 했다. 시 주석은 "중미 관계의 전도는 밝다고 믿는다"면서 "나와 (바이든) 대통령은 중미 관계의 조타수로서 인민에 대한, 세계에 대한, 역사에 대해 매우 무거운 책임을 지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오늘 중미 관계의 중대한 문제들에 대해 깊이 있게 의견을 교환해 새로운 공식을 달성하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