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우크라이나전쟁 직후부터 러·북 밀접하게 접촉한 정황 식별"SRBM 지원도… 크기 문제로 열차나 항공기 이용해 러시아로 보내""北, 대가로 러시아에 핵·위성기술 지원과 전투기 부품 요청했을 것"
  • ▲ 지난 9월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 지난 9월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이 선박 등을 통해 러시아로 보낸 컨테이너가 2000개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군 당국이 밝혔다. 지난 10월 미국이 발표한 추정치의 2배에 달하는 양이다.

    또한 북한이 러시아에 각종 포탄은 물론, 단거리탄도미사일(SRBM)까지 지원한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2일 군 당국에 따르면, 군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부터 북한과 밀접 접촉했다는 정황을 식별했다. 

    지난 10월 러·북 정상회담이 개최되기 전부터 이미 상당부분 군사적 합의가 있었으며, 북한은 선박이나 열차를 이용해 산발적으로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한 것으로 파악했다. 김정은의 방러 이후에는 나진항 등 해상을 통한 양국 간 움직임이 활발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군 관계자는 "지난 8∼9월 주 1회 북·러 간 선박이 운항하는 정황이 식별됐다면 10월 이후로는 3∼4일 간격으로 서너 척이 오갈 정도로 운항 주기가 단축됐다"며 "북한 컨테이너가 식별되는 장소는 전방과 나진, 평양 인근 등 북한 내륙을 포함한 전 지역"이라고 말했다.

    군은 북한 나진항에서 선박을 통해 러시아로 넘어간 컨테이너 규모를 약 2000개로 보고 있다. 이는 최근 미국이 발표한 내용보다 2배나 많은 수치다. 

    앞서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 10월13일(현지시간) "최근 몇 주 동안 북한이 러시아에 컨테이너 1000개 이상 분량의 군사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컨테이너 크기는 길이 6m, 폭 2.5m 규모의 소형으로 식별됐다.

    군은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것으로 추정되는 무기·장비류로 양국 호환이 가능한 122㎜ 방사포탄을 비롯해 152㎜ 포탄, T계열 전차포탄, 방사포·야포, 소총 및 기관총, 박격포, 휴대용 대공미사일 및 대전차미사일, 단거리탄도미사일 등을 꼽았다.

    특히 단거리탄도미사일은 컨테이너에 싣기에는 크기가 커 열차나 항공기 등을 이용해 러시아로 보내진 정황도 군은 포착했다.

    군 관계자는 "2000개의 컨테이너에는 152㎜ 100만 발, 122㎜ 방사포탄 20만 발을 실을 수 있다"며 "소총탄의 경우 컨테이너 하나에 40만 발이 적재된다"고 말했다. 다만 군 당국은 북한의 포탄 품질과 관련해서는 "20% 정도 불발탄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무기 지원 대가로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위성기술 지원 △핵 관련 기술 이전 및 협력 △전투기 또는 관련 부품 지원 △방공시스템 지원 △노획한 서방 무기 및 장비 등을 요청한 것으로 군은 판단하고 있다. 러시아로 북한 노동자를 수출하게 해 달라고 요청한 정황도 첩보 수준에서 파악된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정권의 안정을 도모하고 올겨울을 나기 위해 식량과 유류 등을 우선 지원받고, 향후 군사기술 이전과 재래식 전력 현대화 지원, 연합훈련 등을 추가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군은 현재 북한이 예고한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가 임박한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발사 시기를 장담할 수는 없다"면서 "최근 북한이 엔진시험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데, 2차 발사 이후 발견된 문제를 개선하는 노력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평안북도 동창리시험발사장 상태와 관련해서는 "발사 준비는 이미 완료됐다고 본다. 발사장은 큰 문제가 없어 지금도 발사 가능한 상태"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