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이승만·박정희·트루먼 동상 건립 추진모임' 결성… 1년 뒤인 2017년 완성이승만·트루먼 동상은 전쟁기념관, 박정희 동상은 광화문 또는 테헤란로 설치 계획2017년 탄핵정국서 좌파단체 극렬반대… 文 민주당 정치적 압박, 반일 선동 겹쳐동상 보관할 곳 마땅치 않아 창고에 보관… 전국 헤매다 6년 만에 '자리' 찾아
  • ▲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 자리잡은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 7월27일 제막식이 진행된다. ⓒ이바름 기자
    ▲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 자리잡은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 7월27일 제막식이 진행된다. ⓒ이바름 기자
    2017년 완성된 '국부(國父)'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이 수년 동안 건립 부지를 확보하지 못해 표류한 사실이 본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민간이 힘을 모아 제작한 이 전 대통령 동상은 숱한 고초를 겪은 끝에 2021년 경상북도의 결단을 통해 '칠곡다부동전적기념관'에 자리하게 됐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지난 5일 국가보훈부 주관으로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개최된 백선엽 장군 동상 제막식에서 뉴데일리 기자와 만나 "이승만·트루먼 동상을 만든 분들이 (동상이) 갈 데가 없다며 2021년 저에게 찾아왔었다. 영덕과 칠곡 두 곳을 보여드렸고, 여기(칠곡)가 좋겠다고 해서 이렇게 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그러면서 "어떻게 이런 어른들(이승만·트루먼)이 갈 데가 없는 나라가 됐는가. 아직 자유 대한민국이 옳지 않기 때문"이라고 탄식했다.

    청동 재질로 만든 '이승만·트루먼' 동상의 높이는 각 4.2m, 무게는 약 3t이다. 6·25전쟁 정전 70주년을 기념해 오는 27일 제막식에서 실물이 국민에게 최초로 공개된다. 이들 동상은 6년 전인 2017년에 이미 완성됐으나, 베일에 가려진 채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2016년 5월 대한민국의 건국·호국·부국을 이끈 세 명의 전직 국가지도자를 기리고, 그 업적과 신념을 젊은세대에 널리 전하자는 취지에서 학계·문화계·언론계·관계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단체를 결성했다. 이렇게 탄생한 단체가 '이승만·박정희·트루먼 전 대통령 동상건립 추진모임(동건추)'이다.

    모임의 대표는 박근 전 유엔 대사가 맡았다. 고영주 자유한국당 대표, 이정린 전 국방부차관, 이동복 전 국회의원,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김영원 홍익대 미대 교수, 송대성 전 세종연구소장,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이계성 전 양천고 교장, 김박 앨트웰민초장학재단 이사장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모임 발족과 함께 위인 세 명의 동상 제작에 들어갔다. 조각은 광화문을 지키고 있는 '세종대왕' 동상과 동대문디자인프라자(DDP) 앞에 자리 잡은 '그림자의 그림자-꽃이 피다' 조각상 등을 만든 김영원 작가가 맡았다.

    세 대통령의 동상은 약 1년여 만인 2017년 4월 완성됐다. 동건추는 이승만·트루먼 대통령의 동상은 전쟁기념관에, 박정희 대통령의 동상은 광화문 또는 테헤란로 무역회관에 설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좌파단체 등의 거센 반발에 부닥쳐 서울시와 국방부 등의 협조를 받지 못했고, '국부'를 비롯한 세 인물의 동상은 결국 어느 곳에도 다리를 뻗지 못한 채 수 년 동안 방치되다시피 했다.

    특히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과 맞물려 들어선 문재인정부를 필두로 한 더불어민주당 등의 정치적 탄압과 함께 반일 선동에 앞장서는 좌파세력의 공격을 받아 이 전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평가절하가 시작됐고, 여론이 악화했다.

    한국전쟁 당시 풍전등화의 위기였던 나라를 이끌며 한미동맹의 초석을 다진 이 전 대통령이다. 하지만 위대한 지도자의 공적은 철저히 외면당했다. 친일 인사를 기용했다는 등의 이유로 관련 논란만 부각됐다. 심지어 보훈단체 일각에서도 이 전 대통령을 향한 비난이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을 향한 공격도 잇따랐다. 민족문제연구소와 서울겨레하나 등 좌파 단체들은 "박정희는 민족을 배반한 친일 군인이자 임시정부의 반대편에서 교전을 수행한 명백한 적국 장교"라며 비난에 열을 올렸다.

    2017년 11월13일 박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하루 앞두고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박정희대통령기념관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동상 제막식 행사도 사실상 취소됐다. 

    동건추는 기념관 내 도서관에 동상을 세울 계획이었으나, 당시 좌파 단체의 반발에 해당 부지를 소유하고 있던 서울시가 난색을 표하면서 무위로 돌아간 것이다.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도, 박홍섭 마포구청장도, 지역구 국회의원이었던 정청래 의원도 모두 민주당 인사였다. 동건추는 제막 대신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측에 동상을 기증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 ▲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 자리잡은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오른쪽)과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 동상. ⓒ이바름 기자
    ▲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 자리잡은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오른쪽)과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 동상. ⓒ이바름 기자
    윤석열정부가 들어섰지만 좌파세력의 여론전은 여전했다. 하지만 최근 윤 대통령이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분위기가 반전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6년 만에 '이승만·트루먼' 동상이 제 자리를 찾게 됐다. 이제 27일 베일을 걷어낼 일만 남았다. 그간 동상들은 김 작가의 작업장인 경기도 파주의 창고에 보관돼 있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박 전 대통령 동상에 관심이 쏠린다. 박 전 대통령 동상 역시 현재 김 작가가 보관하고 있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6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한국전의 두 최고사령관인 이승만 대통령과 해리 트루먼 대통령 두 사람의 동상이 한국전쟁 결전장인 다부동에 서게 돼서 기분이 좋다"며 "박정희 대통령 동상을 세우기 위해서는 결국 서울시장과 마포구청장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영주 자유민주당 대표는 "어찌 우리나라 건국 대통령과 우리나라를 먹고살게 해준 부국강병 대통령의 동상을 모시기가 이렇게 어려운가"라며 "이제라도 세우게 됐으니 참 다행스럽다. 어렵게 만든 박정희 대통령 동상도 빛을 봤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