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이나 점령 아닌 동부 분리독립하고 현 정권 퇴진한 뒤에 물러날 것”“미국, 우크라이나 전쟁 막을 생각 없어…이번 사태 활용해 유럽 가스 시장 선점”“제재에는 참여하되 시베리아 가스 사업 생각해 러시아 그렇게 적대시할 필요는 없어”
  • ▲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의 우크라이나 관련 강의 모습. ⓒ원희룡 TV 영상캡쳐.
    ▲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의 우크라이나 관련 강의 모습. ⓒ원희룡 TV 영상캡쳐.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유튜브 강의가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5일 올린 영상은 28일 오후 5시 현재 27만9000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원희룡 정책본부장은 강의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는 대한민국도 위기관리를 시작해야 할 중대한 사태”라고 강조했다.

    원희룡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인, 러시아 경제 좋아지자 붙으려 해”

    원희룡 본부장은 먼저 우크라이나의 민족구성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했다. 과거 키예프 공국이었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공산화 이후 소련에 편입됐다가 1990년대 초반 소련이 붕괴·해체되면서 독립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과 크림반도의 경우 러시아인이 70%, 우크라이나인이 소수라고 설명했다. 1990년대 초에는 러시아의 피폐한 경제 상황 때문에 러시아인도 우크라이나 독립을 찬성했다는 게 원 본부장의 설명이었다.

    그는 이어 러시아는 세계 최고의 가스 대국이 되면서 30년 만에 경제는 좋아진 반면 우크라이나 경제는 나빠지니까 러시아인 인구가 더 많은 돈바스 지역과 크림반도에서 러시아 쪽으로 편입되기를 희망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배경을 통해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를 병합했고 이번 돈바스 지역 분리 독립도 마찬가지라고 원 본부장은 설명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이유는 완충지대 확보

    원 본부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이유는 지정학적 문제, 즉 완충지대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서쪽에는 폴란드, 그 서쪽에는 독일, 프랑스가 있고, 해협을 건너면 영국이 있다. 이들은 유럽연합(EU) 핵심국가다. EU의 전체 국내총생산(GDP)은 17조 달러에 달한다.

    과거 러시아와 서방 간 완충지대였던 폴란드는 1999년 EU에 편입되면서 서방이 됐다. 그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EU 간의 완충지대가 됐다. 그런데 우크라이나에서는 서부 출신이 정권을 잡으면 친서방, 동부 출신이 잡으면 친러 정권이 들어섰다.

    우크라이나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하게 되면, 러시아는 EU 경제권, 나토 회원국과 국경을 맞대게 된다. 우리로 치면 중국·러시아가 북한이라는 완충지대 없이 주한미군·달러 경제권에 노출된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러시아는 완충지대 유지를 위해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막아야 했고 때문에 침략했다는 것이라는 게 원희룡 본부장의 주장이다.

    “미국, 우크라이나 전쟁 활용해 세계 가스 시장 차지…개입 않을 것”

    원희룡 본부장은 “러시아는 100만 병력에 연간 국방비가 우리 돈으로 70조원, 반면 우크라이나는 병력 25만명에 국방비 6조원”이라며 “70조원짜리 군대와 6조짜리 군대가 붙으면, 6조짜리 군대는 이틀을 못 버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현재 핵위협을 하지만 실제 핵전쟁을 벌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분리 독립이 이뤄지고 현재 정권을 퇴진시킨 뒤에는 물러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 본부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두고는 “전쟁에 절대 군사적 개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와의 전면전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러시아의 실제 목표가 우크라이나 점령이 아닌 동부지역 분리 독립이고, 미국은 국익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원 본부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독일 등 EU 회원국들이 모두 미국편을 들게 됐고, 이를 통해 러시아가 사실상 장악하고 있던 유럽의 천연가스 수요를 미국 쪽으로 돌릴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국익 차원에서 보면 우크라이나 전쟁은 막아야 하는 게 아니라 그 전쟁의 충격파를 활용해 이해관계를 잘 조정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반도체 생산 등에 필수적인 제품에도 영향”

    원희룡 본부장은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설명했다. 먼저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네온은 70%, 크립톤은 40%를 우크라이나가 생산하는데 이번 전쟁 때문에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가스공급부족은 국내 전기요금과 아파트 관리비 폭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스는 난방뿐만 아니라 발전에도 사용하는데, 발전비용 상승은 전기요금 상승을 거쳐 생산원가 상승으로 직결되므로 제조업 전반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게 원 본부장의 설명이었다.

    “러시아의 침략 비판하고 제재 참여하되 적대시할 필요 없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대해서는 “당연히 비판하고 제재에 참여해야 한다”고 원 본부장은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를 중국으로, 동서 갈등을 남북관계로 대치하면 우크라이나 사태는 남의 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다만 우리도 국익을 챙겨야 한다”면서 문재인 정부를 비롯한 민주당 정권의 ‘시베리아 가스관 사업’을 언급했다. 러시아의 시베리아 천연가스 공급망을 북한을 거쳐 한국, 일본까지 연결하자는 것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도 맞물려 있다. 이를 두고 원 본부장은 “사실 시베리아 가스 사업 덕분에 중동 석유에 대한 우리 교섭력이 강화됐던 측면도 있다”면서 “이건 가능한 발상이다. 이런 면에서 보면 우리가 러시아를 너무 적대시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