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공무원에 사적 심부름 의혹 관련 입장문…"국민 여러분께 송구"배모씨도 "李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그랬다…누구도 안 시켰다"국민의힘 "金, 시키지도 않은 음식 먹었단 건가, 국민을 바보 취급"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부인 김혜경씨. ⓒ뉴데일리DB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부인 김혜경씨. ⓒ뉴데일리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경기도지사이던 시절 도청 공무원이 부인 김혜경씨에게 사적 심부름을 해왔다는 의혹과 관련해 당사자인 김혜경씨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김씨는 2일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배모씨의 입장문을 봤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입장문에서 "그동안 고통을 받았을 A 비서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니 마음이 아린다.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다. 공과 사를 명료하게 가려야 했는데 배씨와 친분이 있어 도움을 받았다"며 제기된 의혹이 사실임을 시인했다. 다만 김씨는 "상시 조력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경기도청 7급 주무관이던 A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일과의 90% 이상이 김혜경씨 관련 자질구레한 심부름이었다"고 폭로했다. 그는 김씨를 대신해 △약 대리 처방 △속옷 및 양말 정리 △음식점 심부름 △이 후보 부부의 장남 이동호씨의 퇴원 수속 등을 심부름을 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런 심부름을 시킨 당사자가 배씨라고 지목했다. 이재명 후보의 변호사 사무실 직원 출신으로 알려진 배씨는 이 후보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직후인 2010년 9월 성남시청 일반임기제 행정7급으로 채용돼 시장실에서 근무했다. 이후 이 후보가 경기지사에 당선된 직후인 2018년 9월엔 경기도청 총무과 지방행정사무관(일반임기제)에 임명됐다. 

    김씨가 입장문을 내기 직전 배씨도 민주당 선대위를 통해 실명 입장문을 내 "A씨에게 각종 요구를 하면서 벌어진 일들로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당사자인 A씨와 국민 여러분, 경기도청 공무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배씨는 "면목 없게도 최근에서야 제가 A씨에게 했던 일들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돌아봤다"며 "어느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을 A씨에게 요구했다. 이 후보를 오래 알았다는 것이 벼슬이라 착각했고, 이 후보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어 상식적인 선을 넘는 요구를 했다.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고도 했다. 

    배씨는 "늦은 결혼과 임신에 대한 스트레스로 남 몰래 호르몬제를 복용했다. 제가 복용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이 처방받은 약을 구하려 한 사실을 인정한다"면서도 "도지사 음식 배달 등 여러 심부름도 제 치기 어린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아무런 지시 권한이 없었고 누구도 시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배씨는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진행되는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 선거운동과 관련된 자원봉사 활동도 일절 하지 않으며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도 했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가 지난해 11월 18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을 관람하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 ⓒ뉴시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가 지난해 11월 18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을 관람하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 ⓒ뉴시스
    국민의힘은 총공세에 나섰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본인이 필요한 약이었는데 왜 김혜경씨 집으로 배달이 되냐"며 "혹시 배씨가 김혜경씨 집에서 함께 숙식하고 살면서 집사 노릇을 했다는 것을 은연중에 국민께 고백한 것 아니냐"고 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또 "알아서 음식을 배달시켰다면 김혜경씨는 시키지도 않은 음식을 경기도 공무원이 사다 줘서 먹었다는 건가"라며 "이런 입장문을 국민보고 믿으라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를 향해 "국민을 바보 취급한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이런 말도 안 되는 거짓 해명을 믿으라며 배씨 뒤에 숨을 생각을 했겠나"라며 "이 후보가 아무리 대장동, 성남FC 후원금, 변호사비 대납 의혹, 형수욕설, 살인범 변호 등 온갖 의혹을 무마하며 버티고 있지만, 이번 일로 모든 게 무너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의 해명과 관련해선 "공직자 배우자가 공과 사를 구분 못 하는 것은 치명적인 일"이라며 "비선실세는 바로 이렇게 탄생하는 것이다. 집안일을 공무원이 맡아서 해주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였다는 해명을 들으니 더더욱 어처구니가 없다"고 했다.

    원일희 국민의힘 선대본부 대변인도 "이재명 후보 부인 김혜경씨가 저지른 공무원 사적 유용은 단순 과잉 의전이 아니라 명백한 불법행위"라며 "이 후보와 선대위는 사법당국의 수사에 성실히 응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