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소개에 체르노빌 사진 쓴 MBC… "이게 올림픽 정신?" 해외서도 비판

MBC가 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 중계방송 도중 각국 선수단 소개 사진에 부적절한 사진과 설명을 담아 비난받고 있다. MBC의 행태를 두고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올림픽 정신에 맞지 않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MBC는 23일 저녁 7시 30분부터 도쿄올림픽 개회식을 중계에 나섰다. 문제는 개회식에 입장하는 국가들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선수들이 입장하는 순간, 소개 사진으로 체르노빌 원전 사고 당시 사진을 사용한 것이다. 

1986년에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접경 지역에서 원자로가 폭발한 사건이다. 피해자만 40만명으로 추정되는 인류 최악의 참사로 불린다. 

MBC의 기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아이티가 입장하자 현지의 폭동 사진을 소개 사진으로 첨부하고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는 문구를 띄웠다. 조브넬 모이즈 아티디 대통령이 피살되고 정국 혼란을 겪고 있는 아이티의 상황을 빗댄 것이다. 

엘살바도르 소개에는 비트코인을 사용했다. 엘살바도르는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 화폐로 채택했지만 반대 시위가 일어나며 논란이 되고 있다. 마셜제도가 입장하자 '한 때 미국의 핵실험장'이라는 설명이 붙기도 했다. 

허일후 앵커는 개회식 중계방송 말미 "오늘 개회식 중계방송에서 우크라이나, 아이티 등 국가 소개 시 부적절한 사진이 사용됐다. 일부 국가 소개에서도 부적절한 사진과 자막이 사용됐다"며 "해당 국가와 시청자에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MBC가 사과했지만 비난은 계속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MBC의 참가국 소개 동향이 급속도로 퍼져 나가며 비판이 이어졌다. 

온라인에는 "국가 망신이다" "우리나라 소개하는데 성수대교·삼풍백화점 붕괴 사진 쓰면 좋겠냐"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 "MBC는 이제 수명을 다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MBC의 '황당 중계'는 해외까지 알려졌다. 해외 네티즌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해외에서는 "이런 식의 설명이 올림픽 정신에 맞나" "일본을 후쿠시마 원전으로 소개하지 않아 좋았다" "방송인의 지식이 얼마나 낮은지 알 수 있었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