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에서 웬 인민복" 지적… 문화재청 "꼭 한복 입어야 하나" 버티다 디자인 개선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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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궁·조선왕릉의 새 근무복이 북한 인민복과 닮았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문화재청이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31일 배포한 '궁능 직원 근무복 디자인 논란에 대한 조치계획' 보도자료를 통해 "문제제기된 옷은 28종 중 4종으로, 색상과 디자인 등에 대해 관계 전문가와 회의 및 직원들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궁궐과 능이라는 특수성이 고려되지 않은 디자인과, 관람객과 뚜렷하게 식별되지 않는 점 등으로 인해 (근무복) 개선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며 "이에 지난 4월부터 소치 동계올림픽 한국문화예술공연팀 의상감독 등 의류 디자인 경력이 있는 디자이너(임선옥)와 함께 근무복 디자인 개발에 착수해 최종 28종의 디자인을 확정한 것"이라고 경위를 설명하기도 했다. 

    문화재청은 문제의 4종에 대한 디자인 개선과 함께 향후 추가로 개발할 궁능 안내 해설사 근무복은 한복의 특징을 살려 전통미를 충분히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문화재청은 지난 18일 서울 경복궁 근정전에서 궁능 직원 근무복 28종의 패션쇼를 진행했다. 이 중 일부 근무복이 남색 옷감에 목 끝까지 오는 단추, 소매 끝만 붉은색으로 처리한 블루종 디자인이 인민복을 연상케 한다는 논란이 일었다.

    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21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궁능 직원 근무복과 북한 인민복을 비교하는 사진을 제시하고 "새 근무복이 인민복과 닮았다. 눈으로 직접 보라"며 질타했다. 조 의원은 "이런 걸 디자인한다고 국민 예산을 쓴다는 게 얼마나 가슴 아프냐. 많은 국민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며 디자인 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 실제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궁궐에서 한복을 입어야지 왜 인민복을 입느냐' '대체 뭘 디자인한 것이냐'는 등 지적이 뜨겁게 일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당시 "궁능에서 일한다고 해서 꼭 한복을 입어야 한다는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며 "일할 때 한번 입어보겠느냐. 굉장히 불편하다"고 맞받아쳤다. 그러나 여론의 뭇매가 끊이지 않자 결국 '문제의 4종에 대한 디자인 개선'으로 한 발 물러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