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北, 올해만 미사일 10번 발사"… 김진태 "발사체만 쐈으니 괜찮다는 거냐" 격앙
  • ▲ 문재인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 본회의장에서 '한반도 평화정착,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 강화' 등을 주제로 기조연설하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 본회의장에서 '한반도 평화정착,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 강화' 등을 주제로 기조연설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은 작년 9·19 군사합의 이후 단 한 건의 위반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최근 자행된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도발에 관해선 언급하지 않아, 한반도에 긴장관계가 없는 것처럼 왜곡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열린 일반토의에 참석해 "지금 한반도는 총성 몇 발에 정세가 요동치던 과거와 분명하게 달라졌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화의 장은 여전히 건재하고, 남북과 미국은 비핵화·평화뿐 아니라 그 이후의 경제협력까지 바라보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 군사합의 1조 위반

    9·19 남북군사합의서 1조에는 "남북은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고 명시했다. 북한의 잇따른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남측을 상대로 한 적대행위이기 때문에 군사합의 1조를 위반했다는 게 일반적 해석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지난달 6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현장에서 "미국과 남조선에 대한 경고"라며 남측을 겨냥한 발사라는 점을 시사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조항이 없어 합의 위반은 아니다"라는 견해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비핵화를 실천한다면 국제사회도 이에 상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북한의 처지를 대변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거짓 연설을 했다"고 지적하며 "올해 들어서만 10번이나 있었던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도대체 무엇인가. 9·19 합의문은 이미 휴지 조각이 됐는데 전 세계 국가 앞에서 북한을 변호한 점에 심히 유감을 표시한다"고 말했다.
      
    "DMZ에 유엔 기구 유치" 제안도

    문 대통령은 또 연설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적 이용에 대해 합의하고, 철도·도로 연결과 현대화 착공식도 개최한 바 있다"면서 DMZ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비무장지대 안에 남북에 주재 중인 유엔 기구와, 평화·생태·문화와 관련한 기구 등이 자리 잡아 평화연구, 평화유지(PKO), 군비통제, 신뢰구축 활동의 중심지가 된다면 명실공히 국제적 평화지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무장지대가 평화지대로 바뀐다면 한반도는 대륙과 해양을 아우르며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교량국가로 발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유엔에 비무장지대의 지뢰를 함께 제거하자는 제안도 했다. 문 대통령은 "비무장지대에는 약 38만 발의 대인지뢰가 매설돼 있는데, 한국군 단독 제거에는 1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유엔 지뢰행동조직' 등 국제사회와의 협력은 비무장지대를 단숨에 국제적 협력지대로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번 유엔 방문 기간 일본의 아베 총리를 만나지 않고, 연설에서 일본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문 대통령은 "동아시아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침략과 식민지배의 아픔을 딛고 상호 긴밀히 교류하며 경제적인 분업과 협업을 통해 세계사에 유례없는 발전을 이뤄왔다"면서 "과거에 대한 진지한 성찰 위에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의 가치를 굳게 지키며 협력할 때 우리는 더욱 발전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략물자 수출 제한,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등 경제보복을 시행한 일본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진태 "文, 얻어맞아도 맞은 줄 모른다"

    문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대한민국 대통령의 유엔 연설이 아니다"라며 "실망 그 자체다. 솔직히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 기대도 안했지만 증세가 더 심해졌다"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지난 1년간 정전협정 위반이 없었다고 한다. 미사일이 아니고 발사체만 쐈으니 문제없다 이거다"라며 "온 세계 사람들이 한반도를 폭약고로 보는데, 당사국 대통령만 얻어맞아도 맞은 줄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 비핵화는 한 발짝도 성과가 없는데 앞으로 하겠다고만 하니 그 말을 믿는 사람이 없다. 이런데도 평화가 왔다고 하니 조국 거짓말의 원조를 찾았다"면서 "DMZ를 평화지대로 만들자고 한다. 그동안 지뢰 제거, 전방 GOP 해체, 전방사단 해체한 거로 부족하니 아예 통째로 DMZ를 제거해서 남침로를 깔아주자는 것으로 들린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미국 도착할 땐 공항에 영접하는 미국사람 한 명도 없고, 한미 정상 공동기자회견 땐 우리 대통령은 답변 한마디도 못하고, 유엔총회장은 텅 비어 듣는 사람도 없다"며 "더이상 떨어질 국격이 없다. 자칭 '남쪽정부 대통령'은 그냥 평양 순안공항으로 귀국하는 게 어떤가? 오죽하면 떡볶이집 사장이 대놓고 공산주의라 하겠나"라고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