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엉터리 대북정책에 빌붙어 산 사람…워싱턴에서도 점점 초라해져 가는 이"
  • ▲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 석좌. ⓒ뉴시스
    ▲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 석좌. ⓒ뉴시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석좌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판문점 만남을 두고 "리얼리티 TV쇼"라고 평가절하하자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이번 회담을 치켜세우는 데 집중하지만, 비핵화 약속이 없다는 사실을 지적하는 것은 외면하는 모습이다.

    차 석좌는 30일 트위터를 통해 "이 '가짜 외교'가 미국·한국·남한정권에 사소한 영광을 부여하는 동안 인권침해/핵정권은 정당화된다"며 "나는 외교활동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이는 리얼리티 TV쇼"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땅을 밟은 것과 관련해 "이 상황은 비핵화를 위한 협상, 검증 가능한 협정, 평화조약으로 이어져야만 '역사적'"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이는 그저 멋진 사진, 화려한 행사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차 석좌는 전날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도 북미 정상의 회담 가능성에 대해 "사진촬영 외에는 정말 얻을 게 없는 만남"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이재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언론들, 빅터 차, 이제 그만 좀 인용하자. 인용해 보도하는 우리 언론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정, 빅터 차 인신공격… 팩트는 반박 못해

    이 의원은 차 석좌의 전문가 자질을 의심했다. 그는 "주구장창 북한 붕괴론 밀며 지난 10년간 이명박근혜 정권의 엉터리 대북정책에 빌붙어 그만큼 벌고 사셨으면 이젠 반성하고 자중할 때"라며 "이젠 워싱턴에서도 점점 초라해져 가는 이"라고 비난했다.
  • ▲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데일리 DB
    ▲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데일리 DB
    하지만 이 의원의 발언엔 차 석좌의 주장을 반박하는 논리는 담겨 있지 않았다. 신뢰하지 못할 사람이니 언론들은 무시하라는 주문일 뿐이다. 역사적이라는 이번 회담이 실질적 비핵화를 이룰 계기가 될지에 대해선 확신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지도부도 마찬가지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평화에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졌다"면서도 "이제 대화와 협상이 본격화되면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위한 불가역적 국면의 발전이 시작될 것"이라고 비핵화 진전에 기대감만 드러냈다.

    그러나 차 석좌의 이번 '미북 쇼' 지적은 ‘사실’의 측면에서 비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판문점 만남은 그 상징성을 빼고 나면 비핵화에 어떤 성과가 있었던 것인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차 석좌가 끼얹은 '찬물'은 나름의 근거를 갖췄다. 미·북 핵협상은 지난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실질적 진전이 없었다. 그 사이 북한은 대한민국 방어체계를 무력화하는 신형 탄도미사일을 두 차례나 발사했다. 한반도 안보환경이 더 불안해진 셈이다. 북한은 트럼프 방한 직전 핵무력 완성을 자축하는 행사를 갖기도 했다.

    또한 극적으로 연출된 이번 회담의 진행 과정도 '보여주기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구체적 북핵회담이라기보다 트럼프 재선용 이벤트에 김정은이 호응해준 것이라는 평가다.

    이언주 “정작 비핵화는 아무 진전도 없어”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1일 페이스북을 통해 "(판문점 회담을) 과연 미북회담이라고 할 만한지도 의문"이라며 "'트럼프-김정은이 만나 판문점 북측 땅을 밟고,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진전이 없는데 노력해 보기로 했다'는 정도 아닌가 싶다. 정작 비핵화는 아무 진전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또 "많은 국민들은 김정은은 자신의 유일한 지렛대인 핵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비핵화되지도 않을 텐데 이렇게 자꾸 미북회담을 하는 것이 오히려 김정은의 국제적 위상을 키워주고 북핵이 사실상 인정되어 버리는 게 아닌가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