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쑤성 서기 등 방한, 이낙연 총리·4대그룹 총수 면담 예정…"한국 압박" 분석
  • ▲ 2014년 7월 한국을 찾았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6월 시진핑 주석 방한 계획은 결국 무산됐다. 대신 中공산당 고위층이 잇달아 한국을 찾는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4년 7월 한국을 찾았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6월 시진핑 주석 방한 계획은 결국 무산됐다. 대신 中공산당 고위층이 잇달아 한국을 찾는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글·인텔·퀄컴 등 세계 주요 IT 기업이 중국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했다.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가능성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에선 아직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한다는 기업은 나오지 않았다. 중국의 눈치를 봐서일까.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지난 24일 기사에서 “한국기업이 화웨이 설비 수입을 중단하면 손실이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만일 중국이 한국기업에 보복을 취하면 그 손실은 눈더미처럼 커질 것”이라고 협박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고위급 인사들이 잇달아 한국을 찾는다. <중앙일보> 등에 따르면, 이들 고위급 인사들은 국내 4대 그룹 최고경영자, 경찰청장과 검찰총장, 국무총리와도 만난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은 ‘화웨이 퇴출’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을 찾는 중국 고위 인사는 러우친젠 장쑤성 공산당 서기, 왕샤오훙 공안부 상무부부장(차관급), 탕량츠 충칭직할시장 등이다. 모두 중국 공산당 제19차 중앙위원회 위원이다. 1억 명에 육박하는 중국 공산당원 가운데 상위 204명에 포함된 인물들이다.

    지난 26일 입국한 러우 서기는 삼성·현대기아차·SK·LG그룹 총수 또는 최고경영자와 잇달아 만날 예정이다. 장쑤성에는 국내 4대 그룹 공장이 들어서 있다. 삼성전자는 쑤저우에서 반도체와 가전 공장을, SK하이닉스는 우시 지역에서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SK이노베이션은 창저우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는 중이다.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는 난징에 공장이 있고, LG화학은 올 들어 이 지역의 배터리 공장 증설을 발표했다. 현대기아차는 옌청에 공장이 있다.

    러우 서기는 4대 그룹 총수와 면담 일정 이외 시간에는 투자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면담할 예정이다.

    왕 부부장은 경찰청장과 검찰총장을 만나 ‘사법현안’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법현안’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왕 부부장은 시진핑이 푸젠성에 근무할 때의 부하로, 소위 ‘시자쥔(시진핑 직계) 사단’에 속한다.

    탕 충칭시장은 미국을 방문한 뒤 귀국길에 한국을 찾는다. 오는 30일에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면담하고, 박 서울시장과 만나 ‘우호협력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또한 충칭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현대차 측과도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중국 고위급의 잇단 방문을 두고 국내 언론은 “6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앞서 한국이 미국의 ‘화웨이 퇴출’ 요구에 동참하지 못하게 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