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 "협상중단" 언급 후 8일만에 침묵 깨…北 달래기 관측
  • ▲ '하노이 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시스
    ▲ '하노이 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재무부의 대북 추가제재 철회를 지시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정부 차원의 대북제재를 철회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30분쯤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북한에 대한 기존 제재에 더해 대규모 제재가 추가될 것이라고 오늘 재무부에 의해 발표가 이뤄졌다"며 "나는 오늘 이러한 추가제재 철회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지시는 이날 오전 22일 오전 북한 측이 '상부의 지시'라는 입장만 전달한 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철수한 직후 나왔다. 전날 미 재무부의 제재가 이뤄진 지 수 시간 만이다.

    백악관 대변인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 좋아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대해 입을 연 것은 미국 시간으로 지난 14일 북한이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기자회견을 통해 핵·미사일 실험 중단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상중단 검토'를 선언한 이후 8일 만이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 발언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좋아하며 이러한 제재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를 언급한 것은 미국시각으로 지난 14일 밤 북한이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기자회견을 통해 핵·미사일 실험 중단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상중단 검토'를 선언한 이후 8일 만이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김 위원장에 대한 호감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톱다운 대화'를 통해 판이 깨지는 걸 막고 비핵화 협상을 본궤도로 돌려놓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는 평가다.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올린 트위터.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올린 트위터.
    부정확한 트럼프 트윗으로 혼선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철회를 지시했다고 밝힌 대북제재는 전날 미 재무부가 발표한 제재인 것으로 인식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에 ‘오늘 재무부 발표가 있었다’ 고 표현해 혼선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그러나 이는 재무부가 전날 발표한 제재가 아니라 다음주에 발표 예정인 추가 대북제재 내용과 관련된 것으로 밝혀졌다.

    미 재무부는 21일 북한의 제재 회피를 조력한 의혹을 받는 중국 해운사 2곳에 대해 독자 제재를 단행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철회한 제재는 중국 해운사 2곳에 대한 21일 제재가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의 존 허드슨 기자도 트위터에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발표된 대북제재를 철회한 것이 아니라 다음 주 발표 예정으로 아직 발표되지 않은 대규모 제재를 취소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발표된 대북제재를 취소한 게 아니라, 다음주 예정돼 있었던 또다른 추가 대북제재를 트럼프 대통령이 취소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북측의 조치는 일차적으로는 남북 간의 일이긴 하지만 북미 정상회담 이후 미국이 처음 대북제재 카드를 꺼내든 것에 대한 '우회적 응수'라는 분석이 워싱턴 외교가 안팎에서 제기돼왔다.

    북한의 남북연락사무소 철수 조치가 미국의 제재 움직임에 대한 반발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 지시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달래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