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BBC, 군사전문가들 견해 소개 "연합훈련, 북한에게 고통 자체… 축소는 金의 자랑거리"
  • ▲ 한미 합동군사훈련 장면 ⓒ 연합뉴스
    ▲ 한미 합동군사훈련 장면 ⓒ 연합뉴스
    제임스 매티스 美국방장관이 “북한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돕기 위해 내년 한미연합 독수리 훈련의 규모를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한국 군사전문가들이 “한미연합훈련을 축소하면 김정은이 자신의 치적이라며 내부 선전용으로 악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英BBC코리아는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부형욱 박사와 아산정책연구원의 최강 부원장이 내놓은 주장을 소개했다. 부형욱 박사는 한미연합훈련 축소 발표를 두고 “미국이 한국을 향해 ‘남북관계 개선한다며 너무 앞서가지 말라’는 제스처를 보이는 한편 북한에게는 ‘선물’을 줌으로써 교착상황에 빠진 美北대화에 돌파구를 연 것”이라고 추측했다.

    부형욱 박사는 한미연합훈련 축소가 북한 당국에게 주는 의미는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하면 북한에서는 인민군이 대응훈련을 해야 하는데,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훈련을 하는 게 매우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면서 “게다가 한미연합훈련을 할 때마다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폭격기나 항공모함 등 美전략자산이 오면 북한 당국에게는 매우 공포스러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 박사는 “북한 당국은 한미 양국이 연합훈련을 하다 기습 공격을 할 수도 있다는 공포감에 시달릴 것”이라며 “이런 이유로 북한은 독수리 훈련이 열리는 매년 3~4월에 미사일 발사 도발을 많이 했고, 천안함 폭침도 역시 비슷한 때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아산정책연구원 최강 부원장 또한 “한미연합훈련은 그 자체로 북한에 부담이 된다”며 “연합훈련이 축소되면 북한 내부에서는 김정은의 자랑거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강 부원장은 美국방부의 한미연합훈련 축소가 북한에게는 대화에 관심을 갖고 노력하는 모습, 지속적인 대화 의지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며, 나중에 북한과의 대화가 잘못 되더라도 “이건 미국 잘못이 아니라 북한 탓”이라는 점을 강고하기 위한 미국의 포석이라고 풀이했다.

    최 부원장은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美국무장관이 내년 초 2차 美北정상회담 개최를 언급한 것도 북한과의 대화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북한과의 대화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