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특검' 끝까지 촉구... "제대로 투쟁하는 야당 원내대표" 평가
  • ▲ 국회 본관 앞에서 단식 투쟁을 하고 있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지난 8일 어버이날 딸로부터 카네이션이 김 원내대표 옆에 나란히 놓여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회 본관 앞에서 단식 투쟁을 하고 있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지난 8일 어버이날 딸로부터 카네이션이 김 원내대표 옆에 나란히 놓여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8일째 단식 끝에 결국 병원으로 후송됐다. 드루킹 특검 도입을 촉구하며 이어간 야당 원내대표의 투혼에 여당인 민주당까지 걱정스러운 시선이다. 특히 이런 김 원내대표의 결기가 한국당 내에서는 이른바 '복당파'에 대한 여론까지 고쳐나가는 효과도 얻고 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바른정당 창당을 주도한 대표적인 복당파 인물이다. 이후 탄핵 정국에서 복당, 그리고 원내대표 당선에 이르기까지 한국당 내부에는 기존 의원들과 복당파 사이에 갈등이 꾸준히 이어져 왔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의 이번 결기에 '제대로 투쟁하는 야당 원내대표'라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당내 세력결집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긍정적 신호다.

    지난 9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김 원내대표 단식 투쟁장을 찾아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의료진은 앞서 최악의 경우 '심장 쇼크'마저 올 수 있다며 즉각적인 단식 중단이 필요하다고 권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는 끝내 중단 권유를 뿌리치고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의 결단을 기다리겠다"고 답했다. 

    10일에는 정세균 국회의장이 농성장을 찾아 "그냥 쉽게 생각하면 안될 것 같다"며 "이제 주의를 해야될 것 같다"고 말리기도 했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는 제대로 된 답변을 하기 어려운지 묵묵부답이었다.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이번 특검 처리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김 원내대표는 결국 이날 오전 11시40분께 호흡곤란으로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김 원내대표의 '투쟁력'은 예전부터 인정받고 있었다. 지난해 12월 원내대표에 당선 된 이후 김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원내사령탑은 대정부·대여투쟁에 적극적으로 임해온 것이 사실이다. 

    특히 김기식·드루킹 정국에서 김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을 압박하는 동시에 野3당 공조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드루킹 일당이 댓글조작을 한 장소인 느릅나무 출판사와 댓글조작이 이뤄진 포털사이트 네이버 등 앞에서 비상의원총회를 여는 등 여론전에도 적극적이었다.

    김 원내대표는 급격히 악화된 건강상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특검법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단식 농성장을 지켰던 한 당직자는 김 원내대표의 "통상적인 업무 자체가 힘들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추가로 보도된 드루킹 관련 기사에 대한 보고를 받는지 묻자 "그런 보고도 힘들 정도"라고 답했다. 

    이처럼 힘겨운 투쟁을 홀로 이어가고 있는 김 원내대표를 바라보는 한국당 내 시각에도 변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탄핵 정국 당시 탈당해 바른정당 창당을 주도하기도 했던 김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복당파'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다녔다. 그런 김 원내대표에 대해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불만 섞인 시각이 잠재돼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김 원내대표의 끈질긴 투쟁이 복당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해소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내 잠재돼 있던 분열과 갈등을 봉합하고 결집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시각이다.

    한 당 관계자는 "김성태 원내대표의 이번 투쟁을 보면서 '진정성 있게 투쟁하는 사람'이라는 평가가 나온다"며 "김성태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한층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이와 같은 김 원내대표의 리더십 강화와 복당파의 입지 회복이 향후 당내 판세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주목된다.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조기 전당대회' 가능성도 점쳐지는 시점인만큼, 김 원내대표의 향후 정치행보 역시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