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인선에도…'대학 동문' 즐비한 秋, '탈당파·학계' 선발한 洪
  • ▲ (왼쪽부터)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4일 예방 온 홍준표 한국당 대표에게 팔짱을 끼는 모습.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왼쪽부터)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4일 예방 온 홍준표 한국당 대표에게 팔짱을 끼는 모습.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홍준표 대표께서 '당을 혁신하겠다'며 '인적 구성'을 했다. (그러나) 그런 것 가지고 혁신이 되는 것은 아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6일 오전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홍준표 한국당 대표를 겨냥해 언급한 발언의 일부다. '묻지마식 반대'를 일삼는 한국당이 지도부를 개편했다고 해서 변화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 추미애 대표 주장이다.

    추미애 대표는 그러면서 "(홍준표 대표가) 영국 보수당식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추미애 대표는 영국 보수당의 수장이던 캐머런 전 총리 발언을 인용해 "(영국 보수당은) 진보적 사안으로 불리는 '양극화 해소' '임금인상' '인권' 등 의제를 실천해 국민적 지지를 받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추미애 대표가 언급한 캐머런 전 총리는 지난 2010년 총선에서 '온정적 보수주의' 기치를 내걸었고, 영국 국민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 결과, 당시 노동당 출신 토니 블레어 총리 체제를 마감시킬 수 있었다. 보수당의 재집권이란 결과물을 만든 것이다.

    영국 보수당의 이러한 사례는 정치평론가들이 국내 보수 변화를 거론할 때 자주 사용된다. 그러나 '돌출 발언'으로 자주 물의를 일으킨 추미애 대표가 홍준표 대표를 향해 이 사례를 언급한 것은 적반하장격이란 지적이다.

    실제 추미애 대표는 정치성향이 '왼쪽'에 가까운 민주당의 수장이지만, 그의 입에서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발언을 찾기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되레 사회적 약자들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찾는 게 더 쉽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는 그동안 추미애 대표가 쏟아낸 돌출 발언들이 방증한다.

    추미애 대표는 지난달 23일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 예방 자리에서 "여성들이 아궁이 불을 잘 뗀다"는 농담을 건내 빈축을 샀다. 현대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생각한다면 '아궁이' 발언은 부적절하다는 게 여성단체의 지적이다. 성소수자들을 한숨 쉬게 만든 발언도 있다. 추미애 대표는 같은달 22일 도종환 문체부 장관 예방 자리에서 "성(姓)소수자가 장관이 됐다"고 말한 바다.

    추미애 대표가 언급한 "인적쇄신" 발언도 그렇다.

    추미애 대표가 지난 5월 16일 발표한 당직개편안을 살펴보면, 다수의 인사가 추미애 대표 대학 동문임을 알 수 있다. 이춘석 사무총장과 홍익표 정책위수석부의장(유임), 김현 대변인, 강희용 정무조정실장 등은 추미애 대표의 대학 동문이다. 또 추 대표 측근으로 정평이 난 김민석 전 의원이 당내 주요 보직인 민주연구원장직에 인선됐다.

    반면 홍준표 대표의 당직인선은 추미애 대표의 당직개편과 비교하면 양호한 편이다.

    우선 '당의 살림꾼'인 사무총장직에 바른정당 탈당파인 3선 홍문표 의원을 임명했다. 아울러 여의도연구원장직에 정계 인사가 아닌 학계 출신 김대식 동서대학교 교수를 임명했다. 대학 동문으로 당직을 꾸린 추미애 대표와 확연히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할 때 추미애 대표가 '본진(本陣)'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지 의구심도 든다. 본진을 제대로 인지했다면 홍준표 대표에게 '따뜻한 보수'는 물론, '인적 구성' 발언을 삼가했을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