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측 "고용정보원, 이명박 정부 감사 통해 특혜채용 없다고 확인" 의혹 부인

  • 대선을 30여 일 앞두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아들 특혜취업 논란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문 후보가 "이제 그만하자"며 의혹을 일축했음에도 정치권 안팎에선 각종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당초 문재인 전 대표 아들에 대한 취업 특혜 의혹은 10년 전부터 불거진 사안이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당시 한나라당은 문 전 대표 아들이 특혜 채용됐다고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문 전 대표의 아들 준용씨가 2006년 12월 한국고용정보원의 5급 일반직 신입 채용 과정에서 특혜를 받고 입사했다는 주장이었다. 

    이후 범상치 않은 문 씨의 입사지원서 사진이 공개되면서 관련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여당의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은 문 전 대표 아들의 취업 특혜 의혹에 대한 청문회 개최를 요구했지만, 야당의 반대로 성사되지 않았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해당 의혹은 최근 조기 대선을 앞두고 일부 네티즌들을 시작으로 정치권 안팎에서 해당 의혹을 다시 제기하면서 재점화됐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4일 당 회의에서 "문 후보의 아들은 왜 하필 아버지의 부하나 마찬가지인 권재철 씨가 기관장으로 있던 한국고용정보원에 취업했나"라며 문 후보 아들 취업을 둘러싼 의혹을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정 원내대표는 특히 '문준용씨의 취업이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0년 특별감사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문 후보의 해명에 대해 "당시 고용노동부는 한국고용정보원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했으나 준용 씨에 대한 조사결과는 없다"고 반박했다.

    최근 문 후보는 아들 채용 특혜 의혹에 대해 "2007년부터 10년이 넘도록 뻔히 밝혀진 사실"이라며 정치공세 중단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정준길 대변인은 이번 논란을 '제2의 정유라 사건'으로 칭하며 문준용 씨의 한국고용정보원 고용 관련 내용을 공개 질문했다.

    이에 따르면 이번 의혹의 주요 쟁점은 △귀걸이와 점퍼 차림의 증명사진과 A4 3매 이내 분량에 한참 못 미치는 짧은 자기소개서로 공기업에 합격이 가능한지 여부 △응시분야와 직급이 공란인 응시원서를 제출하게 된 경위 △원서 마감 5일 뒤인 12월 11일 발행한 졸업예정증명서를 제출하게 된 경위 △문재인 민정수석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귄재철 원장이 문 후보 아들 채용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 △당시 원서 응모기한은 그해 12월 1일부터 6일까지였고, 응시원서 작성 날짜가 2006년 12월 ‘4일’로 적혀 있는데 원래 ‘11일’에 가로획을 더해 ‘4’로 수정했는지 여부 △아들 채용 전과 후의 채용시 상당한 경쟁률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들 채용시에는 2명 채용, 2명 지원으로 사실상 단독지원의 상황이 된 경위 등이다.
  • ▲ 문재인 전 대표의 아들이 한국고용정보원에 제출했던 입사지원서와 사진.ⓒ구글 이미지
    ▲ 문재인 전 대표의 아들이 한국고용정보원에 제출했던 입사지원서와 사진.ⓒ구글 이미지

    앞서 한국고용정보원은 2006년 당시 일반적으로 16~42일간 채용공고를 냈던 것과 달리, 워크넷 한 곳에서만 6일간만 공고했을 뿐만 아니라, 시험시행일 15일 전 공고를 내야 한다는 내부 규정을 위반하고 원서접수 하루 전날에야 공고했다.

    당시 공고된 지원 분야에 동영상 제작 전문가 모집이 없었음에도 문준용씨가 동영상 제작 전문가로 입사한 것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여권에선 당시 고용정보원장이었던 권재철씨와 문 후보 간 특수 관계라는 점을 언급하며 비선 의혹을 제기했다. 권씨는 문 후보가 청와대 민정수석과 시민사회수석으로 있던 2003년 7월부터 2005년 12월까지 청와대 노동비서관으로 근무한 바 있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이날 문 후보 아들의 공고접수·지원 과정에서의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접수기간 이후에 원서를 접수한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원래 (공기업은 채용)접수 시작하는 날 보름 전에 공고해야 된다"며 "그런데 여기 공고는 접수 당일 날 공고를 했다. (모집) 공고를 숨긴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당시 공고내용에는 '연구직' 분야가 구분돼 있었지만, 문 씨가 지원한 '동영상' 분야는 없었다. 하 의원은 "나중에 저희들이 확인해 보니까 내부 문서에만 '동영상 (전문) 지원자가 필요하다'로 돼 있는데 그 정보를 문재인 아들만 알고 지원한 것"이라며 "동영상 전문가는 문재인 아들 한 사람만 지원한 것이다. 경쟁률이 1:1이 됐다"고 말했다.

    당초 문준용 씨가 일종의 비선을 통해 대외비 내용을 알고 지원을 했기 때문에 특혜채용이 분명하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의혹에 대한 문 후보의 오락가락 발언도 논란이다. 문재인 후보 측은 채용 논란에 대해 "2명 모집에 2명 중 한명으로 지원해 합격했다"며 "문준용씨를 위해 단독 채용을 진행했다는 주장은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당시 부산 사상구 TV토론회 당시 문 후보는 "특혜 취업은 뭐 사실이 아니다"며 "우선 당시에 채용된 것도 저희 아들 혼자가 아니라, 스물 몇 명 중에 한 사람으로 취업됐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하 의원은 "손수조 후보와의 토론회에서 문 후보는 허위 사실을 말했다"며 "고용정보원에는 자기 아들만이 아니라 스물 몇 명이 취업해 마치 2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입사한 것처럼 말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문 후보는 아들 경쟁률은 20대 1이 아니라 1대 1이었다"며 "당시 고용정보원에 같이 입사한 직원도 14명이었다. 그 14명 중에 문 후보의 아들과 경쟁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의혹과 관련해 감사 대상 여부도 논란이다. 문 후보는 지난 3일 JTBC와 인터뷰에서 "2010년 감사 결과 제 아들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그렇게 밝혀져 있다"며 "만약 아들에 대해 특별한 감사를 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곧바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뜻 아니겠냐"고 말했다.

    하 의원은 이에 대해 페이스북에 "문재인 후보, 거짓말 좀 고마해라! 2010년 노동부 감사에선 문후보 아들이 퇴직한 상태라 감사 대상이 될 수 없었다"며 "그런데 오늘 JTBC 손석희와 인터뷰에서 2010년에도 아들 문제 감사했는데 문제없었다고 또 거짓말을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그러면서 "감사원법상 감사 대상은 ‘공무원의 신분을 가지거나, 공무원에 준하는 자’로 한정돼 있다"며 "문 후보 아들은 감사 당시(2010년 11월) 고용정보원을 퇴사한 상태여서 민간인 신분이었다. 애초에 감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단 얘기"라고 주장했다.
  • ▲ 문재인 전 대표의 아들 문 준용씨의 응시원서. ⓒ심재철 의원실 제공
    ▲ 문재인 전 대표의 아들 문 준용씨의 응시원서. ⓒ심재철 의원실 제공

    급기야 의혹은 응시원서 숫자 변조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심재철 국회부의장은 문 후보 아들의 의혹과 관련, 응시원서 숫자 변조 및 지원분야 공란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심 부의장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문 전 대표 아들 준용씨의 한국고용정보원 채용 과정에 부정한 흔적, 중대한 허점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응시원서 숫자 변조와 관련 응시원서의 숫자가 누군가에 의해 변조된 것으로 보인다"며 "준용씨의 응시원서 제출일 숫자 '4'가 원래의 '11'에 가로획을 더해 '4'로 위변조된 정황이 농후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심 부의장은 "'2006'과 '문준용'은 비슷한 서체인데 반해 같은 줄에 이어서 쓰여 있는 '2006'과 '12'와 '4'는 전혀 다른 필체로 여겨진다"며 2006의 '2'와 12월 '2'가 전혀 다름을 쉽게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심 부의장은 나아가 문 후보 아들의 채용을 대가로 특혜성 공천 시도가 있었다는 내용의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은 "사실과 다르다"며 심 부의장에 대한 고발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문 후보 측은 특혜채용 논란 부분에 대해 "고용정보원은 이명박 정부를 포함해 두 번의 감사를 받았고 채용에 특혜가 없었음이 확인됐다"며 "준용씨는 관련 부문에서 3회 수상 경력이 있는데도 무작정 특혜 채용됐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