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없는 드라마 연출 시 대선판도 바뀔 가능성도 존재
  •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공준표 기자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공준표 기자

     

    민주당 경선에 참여한 이재명 후보와 안희정 후보의 2위 자리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 후보가 안 후보를 향해 날선 비판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후보 간 신경전에 '선두' 문재인 후보는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전언이다.

    최근 이 후보는 2위 탈환을 위해 연일 안 후보를 집중사격하고 있다. 이전에도 안 후보를 향한 이 후보의 견제구는 존재했다. 그중 가장 높은 강도의 비판은 3일 등장했다. 안 후보의 '대연정(여야 연합정부)' 구상을 이 후보가 '잡탕'으로 비유한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오마이TV '장윤선의 팟짱'에 출연해 "공정한 나라로 가는 길을 막고 거꾸로 가는 이들이 있다. 소위 적폐세력"이라며 "(거꾸로 가는) 부정세력과도 손을 잡는다면 정치가 아니라 잡탕이다"라고 밝혔다.

    이 후보의 작심발언엔 안 후보와의 정치적 연대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정치권 전반의 견해다. 이는 경선에서 '대세론'을 구축한 문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해석으로도 풀이된다.

    이번 경선에 출마한 문 후보는 지난 대선 경험과 주류 세력의 지지를 기반으로 민주당 대선후보에 가장 가까운 인물로 평가된다. 그런 문 후보를 넘기 위해선 이 후보와 안 후보가 공동정선을 구축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두 후보의 치열한 2위 자리 다툼으로 문 후보는 별다른 타격 없이 경선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소위 '손 안 대고 코 푸는' 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가 안 후보만을 집중사격하는 데는 '존재감 부각'이라는 전략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의 지지층은 정치적으로 '왼쪽'에 가깝다. 이 후보의 행보 역시 급진적이다. 이를 비춰볼 때, 대연정 및 선별복지를 강조하는 '우클릭' 안 후보와 마찰이 있어야만 돋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달리 말해 이 후보가 문 후보와 충돌할 경우, 존재감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 이 후보와 문 후보는 전반적으로 비슷한 정치색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일각에선 이 후보와 안 후보의 2위 쟁탈전이 자칫 문 후보의 싱거운 승리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감동 없는 드라마가 연출되는 셈이다. 이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민주당은 '친문일색'이란 꼬리표를 뗄 수 없게 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00만명 넘게 확보된 선거인단의 발걸음도 다른 곳으로 향할 수 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