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50분 간 청와대서 참모진과 칼국수 나누며 외교 문제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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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은 2일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직후 국방장관을 가장 먼저 우리나라에 보낸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이날 65번째 생일을 맞아 한광옥 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비서관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박 대통령은 식사를 하던 중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제임스 매티스(James N. Mattis) 미국 국방장관과 회동한다는 보고를 받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일본, 독일 같은 나라에 대해 보호무역 혹은 무역수지 불균형으로 환율정책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국방장관을 보내 한-미 군사협력을 견고하게 하는 등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 점을 평가한다"고 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미동맹(韓美同盟)과 같은 외교 문제와 관련해 다양한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지금도 사드(THAAD) 문제로 굉장히 논란이 되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사드는 배치 돼야 하는 것이고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체결에 반대가 많고 어려움이 많았지만 지소미아(GSOMIA)도 중요한 결단의 조치였다"고 술회했다.

    비록 박 대통령은 직무가 정지됐지만 산적한 외교 문제의 해법을 찾는 데 있어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 왔다는 후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밖에도 수석실별 현안보고를 접한 후 "경제문제와 전반적인 교육 문제 뿐만 아니라 공무원연금개혁,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정책, 자유학기제 실시 등도 나름대로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오찬은 12시부터 약 1시간 50분 간 진행됐다. 메뉴는 칼국수였다.

    한광옥 비서실장은 포도 주스를 들며 "어려운 시기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이것을 잘 이겨내려면 무엇보다 건강해야 한다"며 박 대통령을 위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박 대통령은 "송구하고 고맙다"고 답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일반 시민들과 새누리당 의원들이 보낸 생일 축하 꽃다발을 받았다. '근혜연맹'이라는 중국 팬클럽도 엽서와 달력, 티셔츠를 생일선물로 보냈다.

    청와대 관계자는 "관심이 많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이나 특검, 헌재 출석 문제 등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박수치고 노래를 부르는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차분하고 담담하게 특검 수사나 헌재 심판에 임하겠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한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도 이날 박 대통령의 생일을 맞아 이석준 국무조정실장을 통해 한광옥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생일 축하와 안부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