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문재인 외의 야권 대권 주자 눈뜨고 못봐 무슨 짓 저지를지 모른다"
  • ▲ 지난해 5월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6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나서던 김한길 의원에게 물이 흩뿌려지고 흙덩이가 던져지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지난해 5월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6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나서던 김한길 의원에게 물이 흩뿌려지고 흙덩이가 던져지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야권의 주요 정치 일정이 집중된 5월 중·하순이 다가오면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당이 호남 지역구 28석 중 23석을 석권하면서 새롭게 '호남의 주인'이자 '야권의 적통(嫡統)'이 됐기에, 당대표인 안철수 대표도 어떤 식으로든 이들 행사를 챙겨야 한다. 그러나 5·23과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5월 중·하순에는 야권에서 중히 여기는 정치 행사들이 집중돼 있다. 광주광역시에서 열리는 5·18이 그렇고, 경상남도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5·23이 그러하다.

    이 중 5·23은 야권 내에서 친노·친문패권주의가 심화되면서 점점 폭력적이고 배타적인 모습을 띄어왔다. 지난해 5월 23일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6주기 추도식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날 추도식에 참석한 천정배·김한길·박지원·안철수 의원은 친노·친문패권 성향 군중들에 의해 봉변을 당했다. 내빈 소개를 할 때 거센 야유가 쏟아지고, 추도식이 끝나고 퇴장할 때 이들을 향해 물이 흩뿌려지고 흙이 끼얹어지기도 했다. 사방에서 욕설과 비난이 가해진 것은 물론이다.

    천정배·김한길·안철수 의원이 퇴장할 때에 군중들이 가하는 모욕이 도를 넘어서자, 노무현재단 측은 박지원 의원에게는 별도의 뒷길로 퇴장하도록 따로 손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 ▲ 지난해 5월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6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나서던 천정배 의원에게 친노·친문패권 성향의 군중들이 몰려들어 강하게 항의를 퍼붓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지난해 5월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6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나서던 천정배 의원에게 친노·친문패권 성향의 군중들이 몰려들어 강하게 항의를 퍼붓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이는 박지원 의원은 천정배·김한길·안철수 의원과는 달리 개인 자격이 아니라 김대중평화센터 부이사장 자격으로 추도식에 참석했기 때문에, 박지원 의원이 친노·친문패권 군중들로부터 봉변을 당할 경우 '김대중 세력'과 '노무현 도당' 사이의 전면전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친노·친문패권 성향 군중들은 당시에도 '4·29 재보선 참패의 원흉' 문재인 대표가 지나갈 때는 눈물을 흘리며 손 한 번 잡아보겠다고 몰려들었지만, 당이 통합과 단결로 잘 되는 길을 가도록 하기 위해 충언과 고언을 아끼지 않던 사람들에게는 물을 끼얹고 흙덩이를 던져댔다.

    공교롭게도 당시 봉변을 당했던 천정배·김한길·박지원·안철수 의원은 지금은 전부 탈당해 국민의당에 당적을 두고 있다.

    모든 야권 인사는 오로지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맹목적인 굴종만 해야 하고, 문재인 외의 야권 대권 주자는 모조리 제거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 친노·친문패권 군중들이 '호남의 맹주'이자 '야권의 적통'이 돼 돌아온 안철수 대표 등 국민의당 관계자들을 보면 시기심과 증오에 눈이 뒤집혀 무슨 짓을 저지를지 감히 예측할 수 없는 형국인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광주 충장로에서 '호남이 지지를 거둔다면 정치일선에서 떠나겠다'고 하고서도 총선이 끝나자마자 말을 바꿨던 문재인 전 대표이지만, 5·18에 참석한다고 해서 무슨 봉변을 당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친노·친문패권 세력들의 폭력성은 광주와는 격이 다르기 때문에 안철수 대표가 5·23에 참석하는 것은 진심으로 걱정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