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센 총리, 방북 초청 거절에 北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위원장 방문도 거부
  • ▲ 캄보디아와 북한 간의 관계를 보여주는 앙코르와트 북한 박물관의 모습. '외화벌이' 수단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캄보디아 에브리데이닷컴 화면캡쳐
    ▲ 캄보디아와 북한 간의 관계를 보여주는 앙코르와트 북한 박물관의 모습. '외화벌이' 수단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캄보디아 에브리데이닷컴 화면캡쳐

    그동안 친북 국가 가운데 한 곳으로 꼽히던 캄보디아가 이제 북한과 거리를 두려는 걸까.

    지난 17일 캄보디아 정부가 훈센 총리의 방북 초청을 거절하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캄보디아 방문을 거부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홍기철 駐캄보디아 북한 대사가 호르남홍 캄보디아 외무장관을 만나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리수용 北외무상의 캄보디아 방문과 훈센 총리의 공식 방북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호르남홍 장관은 국내 업무가 바빠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리수용 외무상의 방문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훈센 총리 또한 방북할 시간이 없다며 거절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에 이 같은 이야기를 전한 훔 순리 캄보디아 외무부 대변인은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리수용 외무상이 언제 캄보디아에 오겠다고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연합뉴스’는 지난 2월 미국에서 열린 ASEAN-미국 정상회의에 참석한 훈센 총리가 버락 오바마 美대통령 등 다른 정상들에게 “김영남 北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캄보디아에 오겠다고 했다”는 사실을 공개한 뒤 의견을 물은 바 있다며, 여기서 일련의 대화가 오갔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캄보디아는 인도차이나 전쟁 이후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친북 국가’로 잘 알려져 있다.

    盧정권 당시에는 한국 정부와도 긴밀한 관계를 가져, 당시 한국 정부가 캄보디아 증권거래소 설립을 돕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이때 캄보디아는 여전히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2012년 북한과 캄보디아를 이어주는 고리 역할을 하던 시아누크 국왕이 사망하고, 곧 이어 북한에서는 김정일이 죽은 뒤부터는 양국 관계에 예전과 같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2015년 초 캄보디아 유적지 앙코르와트 인근에 북한이 대형 박물관을 짓고 외화벌이를 하고 있어, 아직 양국 관계가 경색 국면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