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면서 자기 돈 아끼려고 한미동맹 내세우는 한국, 국방비 GDP 1% 이상 돼야”
  • ▲ 지난 24일(현지시간) 美허핑턴 포스트가 게재한 더그 밴도 카토연구소 선임연구원의 기고문. ⓒ허핑턴 포스트 홈페이지 캡쳐
    ▲ 지난 24일(현지시간) 美허핑턴 포스트가 게재한 더그 밴도 카토연구소 선임연구원의 기고문. ⓒ허핑턴 포스트 홈페이지 캡쳐


    2016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경선에 출마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그는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를 향해 “부자이면서도 자기 돈으로 안보를 지키지 않고 미국에 기대는, 안보 무임승차 국가”라며 맹비난 했다. 그런데 美우파 싱크탱크 연구원이 트럼프와 비슷한 주장의 기고문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美허핑턴 포스트는 더그 밴도 카토 연구소 선임연구원의 기고문을 실었다. 기고문에서 더그 밴도 선임연구원은 “매년 미국인들은 수천억 달러의 국방비를 내고 있지만, 정작 미국은 갈수록 안전해지지 않고 있다”면서 “美국방부가 세계적으로도 부유한 나라들의 국방비를 떠안고 있는 게 이유”라고 지적했다.

    더그 밴도 선임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가 ‘안보 무임승차’ 주장 때 언급한 한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거론한 뒤 “이런 나라들 때문에 美국방부를 글로벌 복지기구로 만들지 말라”고 주장했다.

    더그 밴도 선임연구원은 “(한국,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부유한 나라는 국내 총생산(GDP)의 1%를 국방비로 더 내야 한다”고 말하며, 특히 한국을 가리키며 “군사적 대치 상황에서 미국에게 핵우산을 제공받는 한국은 더 많이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 지난 21일(현지시간) 카토연구소 홈페이지에 실렸던 더그 밴도 선임연구원의 리포트. ⓒ카토 연구소 홈페이지 캡쳐
    ▲ 지난 21일(현지시간) 카토연구소 홈페이지에 실렸던 더그 밴도 선임연구원의 리포트. ⓒ카토 연구소 홈페이지 캡쳐


    더그 밴도 선임연구원은 지난 21일에도 카토 연구소 홈페이지에 ‘미국은 낡은 한미동맹에서 벗어나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더그 밴도 선임연구원은 “1950년 6.25전쟁의 결과물인 한미동맹을 맺었던 세상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의심할 여지없이 한미동맹을 계속 유지하기를 희망하는 한국은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면서 돈을 아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그 밴도 선임연구원은 이어 “한미동맹은 다른 미국의 동맹조약이 그렇듯 미국이 일방적으로 한국을 도와주는 형태”라면서 “미국 본토에서 일어나는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을 억제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는 지금, 이런 동맹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그 밴도 선임연구원의 허핑턴 포스트 기고문과 카토 연구소에 실은 글을 본 일부 한국 언론들은 미국 내 싱크탱크 주류를 인용해 “이런 발언은 현실성이 결여된 황당한 주장”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국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와 유사한 주장으로 비하하며 "한국도 주한미군 주둔 분담금으로 1조 원을 내고 있다"는 주장을 편다.

    하지만 군사전문가들은 주한미군을 '인계철선'으로 해 한반도 유사시에 투입되는 미군 증원군 전력, 미국의 핵우산과 전략자산, 전시는 물론 평시에도 한반도 주변 지역의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자산 등의 가치를 생각하면, 연간 1조 원이 매우 적다는 점을 인정한다.

    카토 연구소가 美워싱턴에서도 우익 진영을 대변하는 싱크탱크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이 한미동맹을 악용해 안보에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주장은 그저 흘려들을 수 있는 주장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카토 연구소의 홈페이지를 보면, 다양한 섹션이 있음에도 최근 들어서는 오바마 정권의 정책적 실패와 문제점을 자주 지적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의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대외군사전략의 문제점을 다룬 글과 동영상들이 많이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의 ‘안보 무임승차론’이 전혀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면을 보였다면, 카토 연구소가 내놓는 글들은 美우파 진영의 속내를 체계적으로 드러내는 것으로 보여, 앞으로의 주장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