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놀란 학생이 직접 신고안 사안, 법에 따라 엄중 조치할 것"
  • ▲ 새누리당 윤영석 전 원내대변인(경남 양산)이 1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문제를 놓고 황우여 교육부총리를 상대로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윤영석 전 원내대변인(경남 양산)이 1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문제를 놓고 황우여 교육부총리를 상대로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16일 국회에서는 대정부질문 마지막 4일차를 맞아 교육·사회·문화 분야 질의가 진행된 가운데, 여야 의원들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놓고 답변에 나선 정부 각료들을 사이에 둔 채 날선 공방전을 벌였다.

    새누리당 윤영석 의원(경남 양산)은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검인정 한국사 교과서의 좌편향을 넘어 교육 현장의 좌편향 문제까지 종합적으로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

    윤영석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최근 강남 모 고등학교의 교사가 학생들에게 수업 시간에 강제로 시청을 시키고 소감문을 받아 논란을 빚은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의 전현직 대통령 폄하 동영상을 상영했다. 본회의장에서는 동영상의 음성 재생이 제한되는 관계로, 문제가 된 한홍구 교수의 발언은 자막을 통해 윤영석 의원이 따라 읽었다.

    그는 한홍구 교수의 "그 때 (박정희 전 대통령을) 딱 죽여버렸으면 우리 역사가 조금은 바뀐다, 대통령이 두 자리는 확실하게 바뀐다, 박정희니까"라며 "박정희를 그 때 죽여버렸으면 대통령이 될 수 없다, 우리 언니(박근혜 대통령을 지칭)는 태어나기도 전이다"라는 발언의 자막을 따라 읽으며 본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너무나 경악스럽고 입에 담기도 힘든 내용"이라며 말문을 연 윤영석 의원은 "백주대낮 서울 한복판에서 의식 형성이 미약한 학생들을 상대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행 검인정 한국사 교과서의 문제점도 짚어냈다. 윤영석 의원은 "6·25의 발생 원인에 대해 미래엔 교과서는 '남북은 각각 북진통일과 적화통일을 내세우며 옹진반도를 비롯한 38선에서 잦은 충돌을 빚었다'라고 서술해 6·25의 발발 원인을 마치 우발적인 양 서술했다"며 "6·25 전쟁이 북한의 도발에 의한 남침이라는 확고한 사실을 외면한 의도적이고 편향적인 서술"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가 추진되고 있는데도, 이를 방해하기 위한 교수들의 집단행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

    윤영석 의원은 "집필 제의가 들어오면 각자의 학자적 신념에 따라 거부하면 그만인 것을 집단으로 의사 표현을 하며 개별적 의사를 제약하는 것은 학자로서의 자세도 아니고 대단히 문제가 있다"며 "대학교수 그룹이 집단적 행동을 하는 것은 올바른 역사관 확립을 정면으로 방해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질타했다.

  • ▲ 황우여 교육부총리가 1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정부질문에 나선 새누리당 윤영석 의원의 지명을 받고 답변을 하기 위해 걸어나가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황우여 교육부총리가 1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정부질문에 나선 새누리당 윤영석 의원의 지명을 받고 답변을 하기 위해 걸어나가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답변에 나선 황우여 교육부총리는 강남 모 고교의 한홍구 동영상 상영 행위에 대해 "놀란 학생이 직접 신고한 사안이기 때문에 교육 현장에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법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검인정 한국사 교과서의 좌편향에 대해서는 "교육부가 많은 수정 명령을 해서 중요한 부분은 됐다 치더라도 저변에 깔려 있는 (좌편향된) 모든 부분을 다 손댈 수는 없었다"며 "어려움이 있더라도 국정화를 통해 제대로 (한국사 교과서를) 만들어보겠다"고 토로했다.

    대학 교수들의 역사관 확립 방해 단체 행동을 가리켜서는 "지성인들은 양심에 따라 독자적인 판단과 언행을 해야 하는데, 다는 아니지만 일부라도 집단 행동에 나선 것은 우려할 바가 크다"면서도 "후손들에게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어주겠다는 뜻을 가진 분들이 있기 때문에 좋은 분들을 모실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의원(비례대표)은 같은 미래엔 교과서를 놓고서도 전혀 상반된 질의를 펼쳤다.

    도종환 의원은 "현재 사용되는 어떤 교과서에 6·25 전쟁의 책임이 남북 모두에게 있다고 기술됐느냐"며 미래엔 교과서를 펼쳐보인 뒤 "317쪽에 있다고 이야기하던데 '북이 전면 남침해왔다'고 기술돼 있지 않나"고 따져물었다.

    답변에 나선 황교안 국무총리는 뭔가 답변을 하려 했지만, 도종환 의원은 "잠깐만, 잠깐만"을 반복하며 답변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이에 착석해 있던 여당 의원들이 "답변할 시간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고성을 내지르자, 도종환 의원은 마지못한 듯한 표정으로 "그러면 한 번 답변을 해보라"고 말했다.

    황교안 총리는 "재작년 교과서에는 그런 표현이 없었는데, 해당 부분은 교육부로부터 수정 지시를 받고 바뀐 부분"이라며, 미래엔 교과서의 필자들이 이에 불복해 아직 소송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상기시켰다.

    그러자 도종환 의원은 "결국 바로잡혔는데도 정부는 사실을 호도하고 국민을 이간질시키고 있다"고 언성을 높였고, 착석해 있던 야당 의원들도 "총리는 사과하라" 등을 외치며 맞대응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이종걸 원내대표는 본회의장 맨 뒤에서 의장단 단상 앞까지 한걸음에 달려나와 항의하기도 했다.

    본회의장이 아수라장으로 변하자 사회를 보던 정갑윤 국회부의장(울산 중)도 의장석에서 일어나 고성을 지르는 의원들을 일일이 손으로 가리켜 "방청석에 학생들이 있다"며 "또 큰소리를 지르는 분은 학생들이 듣도록 존함을 부르고 지역구까지 부르겠다"고 경고해 겨우 장내를 진정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