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비서실장 인선 늦춰지자 초조한 기색도 "참신한 분이 오셨으면"
  • ▲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맞은 25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청와대 직원조회에 참석, 직원들이 쓴 롤링페이퍼 선물을 받은 뒤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DB
    ▲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맞은 25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청와대 직원조회에 참석, 직원들이 쓴 롤링페이퍼 선물을 받은 뒤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DB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2주년을 맞은 25일 별도의 공식행사 없이 직원조회에 참석해 국정에 매진해 온 식구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청와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조회에 박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김기춘 비서실장이 직원조회를 주재했었다. 최근 집무실을 비운 것으로 알려진 김기춘 실장은 이날 조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입장하자 직원들은 정부 2주년 출범을 자축하듯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이어 박 대통령과 직원들은 민경욱 대변인의 사회에 따라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한 뒤 애국가를 제창했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도 잊지 않았다.

    마이크를 잡은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 취임 2주년을 맞아 그동안 청와대의 막중한 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해 온 여러분에게 격려를 보낸다"고 말문을 열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발언 내용이다.

    "지난 2년을 돌이켜보면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이 있어서 여러분 모두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여러분들이 책임감을 갖고 헌신적으로 일을 해 준 덕분에 어려운 위기를 극복하고 이제 2주년을 맞이하게 됐다. 우리에게는 새로운 각오로 경제혁신을 이뤄내고, 통일기반을 마련해야 되는 막중한 과제가 부여돼 있다. 개인적인 영달을 떠나서 사명감과 충정심을 가지고 이런 일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

    항상 일이 많이 쌓여 있어서 여러분들이 편히 쉬지 못하는 것 잘 알고 있다. 설 연휴도 제대로 쉬지를 못하고 나와서 일을 한 분들도 많이 있다고 알고 있는데 휴일 없이 밤낮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여러분의 노력이 후세에 큰 기반으로 남을 것이다.

    이곳 청와대는 각 부처에서 온 공무원들과 사회 각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그런 다양한 구성원이 함께 일하고 있다. 서로 생각이 다를 수 있고 또 일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국가와 국민을 위한 헌신과 사명감은 같은 마음일 것이다. 청와대가 국정운영을 위한 TF(태스크포스)라는 마음으로 혼연일체가 돼 함께 일해 주기를 바란다. 그 과정에서 과거의 관행에 안주하지 말고 한 사람의 실수나 일탈행위가 전체의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항상 명심하고, 기강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유념해 주기를 바란다.

    우리가 평생을 살면서 여러가지 다양한 일들을 할 수 있겠지만,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봉사하는 자리에서 일하는 것은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 특별한 기회다. 우리가 노력한 만큼 국민의 삶이 바뀌고,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 하나하나가 대한민국의 역사를 만드는 일이라는 그런 충정심으로 큰 책임감을 가지고 심기일전해서 최선을 다해 주기를 바란다. 저는 여기 있는 여러분을 믿고 신뢰한다. 모두 힘을 내서 우리 한 번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갑시다."


    박근혜 대통령이 마이크를 내려놓자 다시 한 번 박수가 크게 터져나왔다.

    이후 청와대 직원들은 자신들의 각오와 성원의 뜻을 담은 '롤링페이퍼'를 박 대통령에게 선물로 전달했다.
     
    박 대통령은 '롤링페이퍼'를 받고는 "여러분들이 모두 쓰신 건가요? 다 읽으려면 밤을 새워야 할 것 같네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한편, 김기춘 실장이 출근하지 않고 있어 사실상 비서실장이 공석인 상황이지만, 현정택 정책조정수석이 그 역할을 상당부분 대신하고 있어 업무에 큰 차질은 없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전했다.

    다만 비서실장 인선이 갈수록 지연되자 일부 직원들은 초조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의 기대감은 높아질텐데, 참신한 분이 와서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제 타이밍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