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고사, 여론조사는 압도...여야 경쟁적 영입 다시 시동?
  • ▲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지난 2일 박근혜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지난 2일 박근혜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한반도 상황의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사무총장으로서 필요한 지원 제공 등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뉴데일리

     

    새해 첫 차기 대통령 여론조사는 반기문 UN사무총장의 '잔치'였다.

    지난 1일 SBS가 발표한 신년 여론조사 보고서에서는 차기 대권주자로 반기문 총장이 17.5%로 1위에 올랐다. 이어 문재인 새정치연합 의원이 14.4%, 박원순 서울시장이 11.1%,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8.5% 순이었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신문>과 에이스리서치의 신년 여론조사에서는 반기문 총장이 38.7%의 지지를 얻어 압도적인 차이로 1위로 조사됐다.

    문재인 의원이 9.8%, 박원순 서울시장이 7.4%인 것을 감안하면 독보적인 수치이다. 여권 내에서는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각각 4.2%, 4.0%의 지지를 얻었다.

    '반기문 대망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여야를 막론하고 잇딴 차기 영입 1순위로 반 총장을 꼽으면서 그의 주가는 크게 뛰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1위를 싹쓸이 하는 등 높은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

    반 총장이 부담을 토로할 정도였다. 여야가 경쟁적으로 "반 총장은 우리 편"이라고 나서자 반 총장은 UN주재 한국 대표부를 통해 "일부 정치권에서 국내정치 관련 관심을 시사하는 보도가 나오지만 전혀 아는 바도 없고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이로써 반기문 대망론은 수면 아래로 가라 앉는 듯 했지만 해가 바뀌면서 분위기도 반전됐다.

    집권 3년차로 박근혜정부가 '반환점'을 맞는 만큼 정치권을 넘어 국민 여론도 다음 대통령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것.

    여야를 가릴 것 없이 러브콜을 받고 있는 점도 그의 몸값을 뛰게 하는 한 요인이다.

    앞서 안홍준 새누리당 의원은 "절대 야당 아니다. (차기) 대안으로 반기문 총장님을 생각할 수 있다"고 밝힌 적이 있고, 권노갑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역시 "우리 당에서 영입을 해줬으면 좋겠다. 이미 여당에는 안 가겠다고 분명히 이야기했다"고 말해 양측 모두 영입에 열을 올릴 모양새다.

    정의화 의장도 "평소 존경하고 인품을 잘 아는 가까운 분이다"면서 "반기문 사무총장이 정치입문을 한다면 환영 안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특히 외교공무원을 오래 지내오면서 여야 막론하고 적잖은 인적 네트워크를 쌓은 점, 유엔 사무총장의 무게감 등이 더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나아가 남은 임기동안 대북관계 개선에 가시적 성과를 낼 경우 굳건한 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은 2일 박 대통령과 신년 통화에서 "한반도 상황의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사무총장으로서 필요한 지원 제공 등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문국현 전 대선후보, 고건 전 총리, 안철수 새정치연합 의원처럼 대선을 앞두고 큰 인기를 얻었다가 정작 대선에는 여러 이유로 출마하지 못하거나 낙선한 경우를 들어 '신기루' 처럼 보는 시각도 있다. 국내에 정치적 기반이 적은 데다가 정치적 염증 현상이 일시적으로 반영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반기문 대망론은 (반 총장의)임기가 끝나는 2016년 말까지 계속되지 않겠느냐"면서 "반 총장이 대권도전을 결심하는 순간부터 새 국면을 맞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