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크리스마스이브

    북한주민에게 12월 24일은 피곤한 날

     최다미 기자    /뉴포커스

    성탄절, 전 세계인의 축제.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성탄절은 이제 종교의 의미를 넘어 전 세계인이 즐기는 축제가 되었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12월 24일은 김정일의 생모인 김정숙의 생일로만 알려져 있다.
    전 세계가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전야제를 지낼 때 국제고립의 북한은 김정숙의 탄생을
    축하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 ▲ 김정일 김일성 김정숙(왼쪽부터). 김정숙은 1949년 31살로 죽었다.
    ▲ 김정일 김일성 김정숙(왼쪽부터). 김정숙은 1949년 31살로 죽었다.
    김정숙 생일 외에도 북한에서 12월 24일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1991년 12월 24일 노동당 중앙위 제6기 19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일을 최고사령관에 추대한 날이다.
    김정일은 군의 충성을 제고시키기 위해 공식 활동의 많은 부분을 군부대 방문 등
    군 관련 행사에 집중했고 선군정치를 내세웠다. 

    북한 주민에게 12월 24일은 성탄 이브가 아니라
    김정일이 최고사령관에 추대된 날,
    김정일의 생모 김정숙의 생일일 뿐이다.

    때문에 북한에서는 12월 24일에 온종일 김정일 일가를 찬양하는 일로만 가득 채운다. 

  • ▲ 김정은이 김정일 동상 참배.
    ▲ 김정은이 김정일 동상 참배.

    군대는 중대별로, 주민들은 기업소별로 행사를 진행하며 이 행사에는 모든 사람들이 참여해야 한다. 특별한 이유 없이 불참했을 경우 비판대에 오르는 것은 물론 징계를 당하는 일이 부지기수다. 북한 주민은 성탄절, 성탄 이브가 무엇인지도 알지 못한 채 오직 김정일 일가를 찬양하는 일에 동원된다.

    그 뿐이 아니다. 남한에선 불우한 이웃들에게 따뜻한 연말, 따뜻한 새해를 함께 보내자는 의미로 만들어진 구세군 냄비에 올해에도 누군가 1억을 쾌척하여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런데 북한에는 주민을 위한 구세군 냄비란 존재조차 없다. 

    굶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한국과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도 그 지원은 모조리 군대가 독식하듯 선군의 새해를 위한 인민군 냄비만이 있을 뿐이다. 선군지원 명목으로 온갖 수탈이 고조되는 12월 24일이기도 하다. 

    전 세계인의 축제인 성탄절을 알지도 못하는 북한 주민들, 군인이 중심인 나라 북한은 체제유지에 급급하여 전 세계인의 축제마저 김정일 일가를 찬양하는 날로 사용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에게 12월 24일은 행복하고 기쁜 날이 아니라 선군정치에 동원되어야 하는 고되고 피곤한 날일뿐이다.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