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 통과해 불가리아, 헝가리, 오스트리아에 천연가스 공급 대신 터키와 협력
  • 우크라이나 사태와 북한 옹호 등으로 서방 세계로부터 뭇매를 맞던 푸틴 정권이 동유럽을 거쳐 서유럽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사업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최근 터키를 방문한 푸틴 대통령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등과 고위급 협력 위원회를 갖고 이 같은 방침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EU의 제재 때문에 ‘이 사업’은 철회할 수 밖에 없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 사업과 관련한 EU의 태도는 부정적이었다고 본다. EU는 이 사업 계획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저지했다. 유럽이 이 사업을 원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실행하지 않을 것이다.”

  • ▲ 푸틴 대통령이 철회한 '사우스 스트림 가스공급 사업'의 계획지도.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 푸틴 대통령이 철회한 '사우스 스트림 가스공급 사업'의 계획지도.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푸틴 대통령이 말한 ‘사업’이란 흑해를 통과해 불가리아, 헝가리, 오스트리아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사우스 스트림 가스관 사업’을 말한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빌미로 유럽에 공급하기로 했던 천연가스를 터키 쪽으로 돌릴 계획임을 밝혔다고 한다.

    푸틴 대통령은 이를 기회로 터키와 손을 잡으면서 천연가스 공급량을 늘리고 가격도 내리기로 했다고 한다.

    “러시아와 터키가 합의한다면 터키와 그리스 국경에 천연가스 허브를 건설할 것이다. 가스를 공급받기 원하는 누구나 이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사업은 추가 검토가 필요하지만 실현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2014년 겨울부터 ‘가스대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하던 EU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사우스 스트림 가스관 사업’을 철회한 것을 놓고 ‘보복’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최근 천연가스와 석유 가격 폭락으로 푸틴 대통령이 서방 진영에 ‘항복’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의 ‘사우스 스트림 가스관 사업’ 철회가 ‘보복’인지 ‘항복’인지는 2015년 상반기 국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의 하락 추이를 본 뒤에야 판단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어 상황을 계속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 현재 러시아가 유럽 지역에 공급하는 천연가스망 지도.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 현재 러시아가 유럽 지역에 공급하는 천연가스망 지도. ⓒ위키피디아 공개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