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진 "최고위 존재감 없다" 돌직구 날리면서도… "철저한 사견" 강조
  • ▲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김문수 위원장.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김문수 위원장.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예상을 뛰어넘는 금배지들의 반발에 깜짝 놀랐던 걸까. 김문수호(號)가 부쩍 몸을 사리는 모습이다.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위원장 김문수)는 17일 당사에서 제11차 전체 회의를 열었다.

    회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김용태 의원은 "먼저 한말씀 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형식은 위원들에 대한 발언이었으나 그 내용은 실제로는 자리에 함께 한 취재진을 향한 발언이었다.

    김용태 의원은 "지금 각 소위원회에서 준비한 안건은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온 것에 불과하다"며 "향후 소위원회 회의에서 아젠다로 논의될 가치가 없다 하면 바로 제외되는 것이고, 아젠다로 채택되더라도 논의 방향에 대해서는 일체 정리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협조 부탁드리는 것은 소위원회에서 (아젠다가) 숙성이 되더라도 혁신위 안으로 정해지는 것도 아니고, 혁신위 안에 정해지더라도 그게 새누리당 안이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최고위에 보고되고 의원총회에서 논의돼 당내에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는 것"이라 강조했다.

    그는 "발표가 중요한 게 아니고 실천이 중요한 게 아니겠느냐"라며 "속보 경쟁하자는 것이 아니니까 언론인 여러분들의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후 각 소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된 김영용·김용태·조해진·나경원 소위원장의 발제가 있은 뒤, 혁신위 간사를 맡고 있는 안형환 위원의 '당부'가 한 차례 더 나왔다.

    안 위원은 "소위원회에서 검토하는 안건은 (혁신위) 전체회의에서 또 검토하고, 최고위원회와 의총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소위원회 안건을 기사화하면 대단히 섣부를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민감한 부분을 논의하는 일이 많을 수 있다"며 "기사가 설익은 상태로 나와 항의가 들어오면 운신이 어렵기 때문에 언론인 여러분의 협조를 부탁한다"고 김 의원의 발언을 반복했다.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는 수차의 회의를 거쳐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혁신안을 지난 11일 의원총회에 상정했지만, 소속 의원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당론 채택에 실패했다.

    단순히 당론에 채택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당시 의총에서는 "혁신위를 혁신해야 한다", "언론플레이용", "인기영합형 혁신안" 등 혁신위 자체를 공격하는 발언들이 잇따랐다.

    특권을 지키려는 의원들의 집단 반발에 혁신위에서 논의될 의제들이 소속 의원들을 자극시켜 혁신위원회 활동이 자칫 위축될까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즉 보수혁신위원들이 몸을 사리게 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른다.

    앞으로 논의될 정당 개혁에도 만만치 않은 난제들이 버티고 있는 가운데, 의기소침해진 혁신위가 혁신을 끝까지 뚝심 있게 밀고 나갈 수 있을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 ▲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에서 정당개혁소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된 조해진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에서 정당개혁소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된 조해진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실제로 이날 조해진 정당개혁소위원장이 발제한 내용에는 민감한 내용들이 적지 않았다.

    조해진 소위원장은 "새누리당이 가치를 지향하는 정당인지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며 "공천을 줬을 때는 소속감을 갖고 뭔가를 하지만, 공천에서 물먹었을 때에는 동지가 아닌 원수로 돌변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고 꼬집었다.

    이어 "당이 나에게 이익이 될 때만 이 당에 모여 있다고 하면 이 당은 선거 때만 모이는 떴다방 정당"이라며 "말이 좀 거칠지만 뜨내기 정당 같은 생각이 든다"고 빗댔다.

    조해진 소위원장은 최고위원회를 향해서도 거침없는 '돌직구'를 던졌다.

    그는 "경선할 때는 이러다가 당이 쪼개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격렬하게 싸웠는데, 최고위원회가 구성되는 순간 조용해진다"며 "존재감이 없는 모습을 보면 왜 그렇게 (경선을) 했을까 싶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조해진 소위원장이 "대선 때문인가, 자기 공천 때문인가, 당내 인사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어서 그런가, 내가 몇 선인데 최고위원은 해야지 이런 생각 때문인가…"라며 이유를 짚어나가자 혁신위원들은 스스로도 민망한지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하지만 조해진 소위원장은 이런 문제점을 잘 짚어놓고서도 "철저한 사견"이라며 "개인적으로 고민했던 소재들"이라며 한 발 물러서는 듯한 스탠스를 취했다.

    한편 혁신위원들은 지난 11일 의총에서 터져나온 의원들의 집단반발에 대한 불쾌감을 은연 중에 드러내기도 했다.

    당초 이날 보수혁신위 회의에서는 이번 주에 혁신안을 다시 의원총회에 상정하는 것과 관련해 이를 '보다 부드럽게' 손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혁신안 수정은 논의 안 하시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하태경 의원은 "특권 내려놓기? 그건 (논의가) 끝났는데?"라고 날선 반응을 보였다.

    김문수 위원장도 "그게 수정할 게 어디가 있나 모르겠다"며 "소위원회 논의할 내용을 공유하고, 수정할 게 있는지 한 번 들어보자"는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

    의원들의 집단 반발에 직면해 불쾌감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움츠러든 김문수호(號)가 최종 목적지인 '새누리당 혁신'까지 순항할 수 있을지 향후 논의 과정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