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인터뷰서 “내 고집 센지, 박근혜가 센지 보여준다” 적개심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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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며 31일간 단식에 참여했던 연천희 씨(오른쪽)가 24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동부병원에 입원 중인 '유민 아빠' 김영오 씨를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며 31일간 단식에 참여했던 연천희 씨(오른쪽)가 24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동부병원에 입원 중인 '유민 아빠' 김영오 씨를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고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가
    “내 고집이 센지, 박근혜 고집이 센지 보여준다”고 말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그는 지난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난 뒤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박근혜하고의 싸움이 남아있다.
    여기 (광화문) 앉아서 박근혜 고집 꺾으러 갈거다, 끝까지.”


    25일을 기해,
    김 씨가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박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한 지 43일이 넘었다.

    김 씨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는 ‘존칭’을 생략하고 박근혜라고 부른 반면,
    야권 인사에게는 ‘의원님’ 등의 존칭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박 대통령에게 적대감을 내보이고 있는 김 씨가 대통령과의 소통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목적'을 갖고 대통령을 꺾기 위해 만남을 요구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그는 특별법 제정과 관련,
    “제정하는 순간 자기들 다 모가지 날아가는 것 아니까 (안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의 기본입장은 세월호 특별법은 입법부인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해 처리해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여야가 합의했던 사항이 야당의 일방적 파기로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해서,
    청와대가 단박에 해결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라는 것이다.

    '딸을 잃은 아버지의 몸부림'으로 보고, 함께 울었던 여론도 서서히 돌아서고 있다.

    김 씨가 오랜 단식으로 병원에 실려 가는 등 건강이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여야 협상 결과는 외면한 채
    박근혜 대통령과의 만남만 요구하는 일방적인 주장에 공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그가 지난 16일 교황을 만났을 때 "홀로 유민 자매를 어렵게 키운 것"처럼 밝힌 것과
    도덕적 권리가 없음에도 보험금을 유민 엄마에게 ‘양보한다’는 표현을 쓴 점도 공분을 사고 있다.

    유민 자매가 외할머니 손에서 자란 것이 뒤늦게 알려진데다가
    아내와 이혼한 뒤 양육비를 거의 지급하지 않는 등 자녀들에 대한 책임을
    제대로 지지 않았다는 '의혹'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이혼한 부부의 자녀 앞으로 된 보험금은 친권을 가진 부모에게
    각각 절반 씩 권리가 있다.

    하지만 양육에 일절 참여하지 않아 권리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김씨가
    [보험금을 양보했다]고 밝히자 비난이 제기된 것이다.

    한편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은 이날 여야의 특별법 재합의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이 문제로 특별법 제정의 발이 묶여선 안 된다는 데 뜻을 모은 것이다.

    특별법 합의안에 일반인 희생자 43명의 유가족이 찬성 입장을 밝혔지만
    294명의 단원고 희생자 관련 유가족은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뜻을 고집하고 있다.

    일각에선 세월호 참사 대책위가 진보단체의 의견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일반인 희생자 가족대책위의 전태호 부위원장은
    “(단원고)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일부 진보단체의 의견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김영오 씨도 민주노총 금속노조 조합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