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언론노조, 24일 MBC 여의도 사옥 정문 앞서 소규모(?) 집회 계획내부 소식통 "표면으론 해고자 복직 요구..사실상 신임사장 출근저지로 이어질 것"노조 측 "출근저지 투쟁 계획 없다. 집행부 일부만 참여하는 소규모 시위"

  • 이맘 때면 여의도 MBC 사옥 앞에서 [연례행사]처럼 벌어지는 일이 있다.

    신임 사장의 출근을 막는 [저지 시위]가 그것.

    88년 김영수 17대 MBC 사장이 노조의 방해로 출근을 원천봉쇄 당하는 해프닝이 발생한 이후 MBC는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신임 사장 선임 문제로 몸살을 앓아왔다.

    노조의 [출근 저지 투쟁]은 28대 MBC 사장을 맡았던 [김재철 시대]에 절정으로 치달았다.

    사장 선임 후 [출근 첫 날]인 2010년 3월 2일, 노조의 [출근 저지 시위]에 막혀 김재철 사장은 [사옥 진입]에 실패하는 굴욕을 맛 봤다.

    이듬해 8월에도 김재철 사장은 [재신임]에 반대하는 노조원 때문에 출근 시각을 뒤로 늦추는 촌극을 빚었다. 

    2012년에는 권재홍 보도본부장(뉴스데스크 앵커)이 노조의 [퇴근 저지 시위]에 막혀 30여분 동안 차량에 감금 당하는 일도 있었다.

    이들이 신임 사장이나 임원의 출·퇴근을 저지한 이유는 단 하나. 대부분이 [낙하산 인사]로 선임된 사람들이라는 것. 그러나 결국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인물을 [그 자리에] 앉히겠다는, 지극히 이기적인 발상에서 비롯된 행위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적법한 절차를 밟아 선임된 사장을 사원들이 마치 투사처럼 온몸으로 막아서는 볼썽사나운 광경(狂景)을 대체 언제까지 지켜봐야 할까?

  • ▲ 2010년 3월 2일 오전 김재철 MBC 신임 사장이 서울 여의도 MBC 본사에서 출근 저지 투쟁에 나선 노조원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 2010년 3월 2일 오전 김재철 MBC 신임 사장이 서울 여의도 MBC 본사에서 출근 저지 투쟁에 나선 노조원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MBC 언론노조, 월요일 집회 신고..대체 왜?

    <뉴데일리>가 단독 확인한 바에 따르면 [MBC 언론노조]는 관할서인 <영등포경찰서>에 "오는 24일 월요일 MBC 본사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겠다"는 신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등포경찰서> 관계자는 20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며칠 전 MBC 노조 측에서 MBC 여의도 사옥 정문과 좌측 두 군데에 집회 신고를 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들이 신고한 [집회 사유]는 무엇일까?

    MBC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노조 파업으로 해고된 기자들을 전원 복직시킬 것을 요구하는 [입장 전달]이 표면적인 시위 사유"라고 밝혔다.

    경찰에 집회 신고를 하자면
    마땅한 이유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들은 최근 MBC 언론노조 측의 손을 들어준 1심 판결에 의거,
    해고자 전원 복직을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표면적인 이유이고요.
    종국에는 내일 이들의 입맛에 맞는 사장이 선임되지 않을 경우
    [출근 저지 시위]로 변질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봅니다.


    이 관계자는 [해고자 복직 요구]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 신임 사장의 출근 첫 날 집회 신고를 낸 진짜 이유는, 여차하면 출근 저지 시위도 불사하겠다는 언론노조 측의 [무언(無言)의 압박]이라고 풀이했다.

    21일 김종국 사장의 후임을 결정하는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회에서 [대척점]에 있는 사장이 뽑힐 경우, 다음주 출근 길이 괴로울 수(?) 있을 것이라는 일종의 [엄포성 신고]라는 것.

    사내에선 언론노조가 집회 신고를 한 사실이
    쫙 퍼진 상황입니다.
    공공연한 비밀이란 얘기죠.
    방문진에서도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을 겁니다.
    벌써부터 [낙하산 인사설]을 언론에 흘리고,
    [월요일 집회 신고]까지 하는 등,
    이사회의 사장 선출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가
    확연히 드러나지 않습니까?

  • ▲ 이진숙(53) MBC 워싱턴지사장   ⓒ 연합뉴스
    ▲ 이진숙(53) MBC 워싱턴지사장 ⓒ 연합뉴스

    방송가에 퍼진 소문과 언론 보도 내역을 종합해보면, 현재 후임 사장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바로 [종군 기자] 출신 이진숙(53) 워싱턴지사장이다.

    김재철 사장 시절, MBC를 대변하는 [입] 역할을 했던 이진숙 지사장은 노조 입장에선 [초강성]으로 치부된 인물.

    오랫동안 사측의 논리를 대변해 온 탓에 현 MBC 언론노조에선 이진숙 지사장을 [절대로 사장이 돼선 안 될 인물, 0순위]로 분류하고 있다.

    따라서 [MBC 언론노조]가 월요일 집회신고를 미리한 것은 사실상 이진숙 후보를 염두에 둔 처사라는 게 이 관계자의 주장이다.

    MBC 이성주 언론노조위원장도 이같은 시각에 힘을 실었다.

    이성주 위원장은 20일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이진숙 후보나 안광한 후보가 사장이 될 경우 노조에서는 그냥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진숙 후보는 [김재철 사장의 입] 역할을 하면서
    자신의 언론관이나 사장으로서 갖춰야할
    기본 양식에 대한 저열한 인식을 드러내
    MBC기자회에서 제명된 전력이 있습니다.
    사장선임과 관련해 전개되는 양상은
    [최악의 상황]으로 봅니다.


    하지만 MBC 언론노조의 [공식 입장]은 전혀 달랐다.

    월요일 집회 신고를 한 것은 맞지만, [출근 저지 시위]를 벌일 계획은 전혀 없다는 것.

    한동수 MBC 언론노조 홍보국장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내일 신임 사장이 선임되면 다음주 월요일이 첫 출근일이 되는 셈"이라며 "상징적으로 의미가 큰 날이기 때문에 우리의 입장을 신임 사장에게 명확히 전달코자 집회를 여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동수 국장은 "그러나 이날 집회는 언론노조 집행부 [일부]가 참석하는 수준"이라며 "노조원 다수가 참여하는 대규모 시위와는 거리가 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