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와 인도와의 인연을 거슬러 올라가 보니 가야를 건국한 김수로왕과 인도 아유타국 공주 허 황옥과의 결혼으로 시작되었다. 그 후 불교가 전래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인도의 흔적이 우리의 역사 속에 짙게 채색되어 있다. 인도의 남부 첸나이 지방엔 특히 엄마, 아빠, 아리랑 등의 언어마저 비슷하다니 더 놀라웠다.

  • ▲ 인도박물관 개관식에서 참석자들이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 인도박물관 개관식에서 참석자들이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구자라트 지방에는 조그만 차 주전자를 들고 다니며 몇 가지 차를 파는 아이들이 있는데 이 모습은 50~60년대 우리나라에서 아이스크림 파는 풍경과 비슷하고 ‘아이스케키’라는 말까지 거의 똑같다는게 인도에서 오래 생활하다 온 사람들의 말이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인도라는 나라자체가 박물관처럼 생각되기도 했다.                 

     근대에 와서 인도는 러시아와 더 가까워서인지 우리나라와는 70년대에서 80년대까지도 극소수 유학생 교류정도만 있었을 뿐이다. 우리는 1992년이 되어서야 인도와 정식수교를 맺었다. 과거에는 북한과 수교국이었지만 지금은 교류를 하지 않는 등 국제무대에서 나름대로 역할 비중을 잡아가고 있다.

  • ▲ 스칸드 란쟌 타얄 인도대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 스칸드 란쟌 타얄 인도대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인도의 ‘삼성’ 이라 할 수 있는 타타 그룹 한국지사 김 종식대표가 지난 2월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2050년경이면 인도인구가 중국을 능가 하게 될거 라는 예측을 발표했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중국은 한 가정 한아이만 낳는 법이 있지만 인도는 전혀 그런 제한이 없기 때문에 그 법을 근거로 해보면 가능한 통계라고 했다. 여러 가지 면에서 더욱 주목하게 되는 인도다.   

     

  • ▲ 인도박물관 전시실 모습ⓒ
    ▲ 인도박물관 전시실 모습ⓒ

    지난 5월18일에도 ‘구르데브’ 라빈드라나트 타고르(‘Gurudeb’ Rabindrnath Tagore)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여 대학로 중심에 타고르의 흉상이 세워졌다. 박희태 국회의장, 인도 전통 의상을 맵시있게 차려입은 케이 라흐만 칸 인도상원의원, 스칸드 란잔 카얄 대사, 문화부 모철민 차관, 김영종 종로구청장 등의 축사가 이어지며 성대한 개막식에 외빈·내빈도 많이 참석했다.

    모두들 “일제 강점기의 우리에게 동방의 빛이라는 격려로 용기를 갖게 해주었던 타고르의 동상을 세워 기리는 일은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타고르는 일본 방문중 춘원 이광수의 한국 방문요청에 건강이 좋지않아 오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 하면서 이 시(詩)를 대신 써 보냈다. 1929년 3월 28일 일본 고베에서 강연 후 나가사끼에서 건강을 추스르며 쓴 것이다.

    ‘동방의 빛’이라는 짧은 시(詩)였지만, 일제강점기의 우리 국민에게는 한줄기 희망의 빛 역할을 했다. 특히 일본으로받은 백작 작위를 반납한 김윤식처럼 영국의 작위 수여를 반납한 타고르를 보고, 한용운은 ‘인도에도 김윤식 같은 사람이 있었구만’ 했다는 일화도 있다.   

  • ▲ 인도박물관 전시실 모습ⓒ

    타고르동상 양옆으로 시비(詩碑)와 은행나무가 마치 맟춤인 듯 자리하여 기쁘다는 축사를 하는 또 한분의 내빈이 있었다. 그날 내-외빈 모두에게 직접 번역한 타고르 시(詩)인의 책과 CD를 선물한 김양식 시인이다. 평생을 타고르에 대한 존경과 사랑으로 인도의 모든 것을 사랑했던 김양식 시인은 인도를 40여년 간 왕래하며 모은 인도유물로 인도 박물관을 개관했다.

    인도 박물관은 서초동 남부 터미널 근처(서초동 14441-21번지 광림빌딩 2층)에 있다. 인도의 생활문화와 관련된 유물 뿐 아니라 초등생이나 유치원생을 위한 문화 체험 공간도 있고, 매주 둘째 넷째 수요일 오후 7시에는 인도관련 영화도 상영한다고 한다. 아울러 박물관 후원회원이 되면 여러 가지 혜택이 주어지지만, 그 중엔 인도문화원 행사에도 초청되는 등 여러 가지 특혜가 있다고 한다.

  • ▲ 공 아트 스페이스 제공  코끼리 있는 사진 카마스ⓒ
    ▲ 공 아트 스페이스 제공 코끼리 있는 사진 카마스ⓒ

    현재 인사동에서는 인도 현대미술 작품이 7월 30일까지 전시되고 있다. 공 아트 스페이스(730-1144) 4개 층 공간 전부에 고대와 현대를 아우르는 17명의 인도 작가 작품 8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인도박물관과 같이 감상하면 인도의 문화와 예술에 대한 이해가 더 쉬울 수 있다.

    9월1일부터 10월30일까지 열리는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에서도 인도의 연극 한편이 선보인다. 국립극장 달오름에서다. 인도의 레이지 씨어터가 ‘푸네 하이웨이’란 제목의 연극을 9월 10일, 11일 이틀간 무대에 올린다. 연극제목은 ‘당신은 당신의 친구를 얼마나 아십니까’라는 매우의미 있는 주제이다.       

  • ▲ 공 아트 스페이스 제공  코끼리 있는 사진 카마스ⓒ

    사실 우리와 인도와의 결정적 인연은 또 있다. 이승만 대통령이 대한민국 건국을 위해 강대국과 맞서고 있을 무렵 당시 유엔 대표로 파견된 인도의 메논이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그 때 메논박사가 협조를 안했다면 우리나라는 건국에 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메논의 회고록엔 그 당시 평생 딱 한번 이성에 따른 행동이 아니라 감정적으로 대했었다고 기술한 모윤숙에 대한 이야기는 가슴을 찡하게 한다.

    춘원 이광수가 메논박사에게 ‘멀고 높은 명상의 나라에서 온 친구’라는 시를 써서 감사를 전하니, 여기에 다시 ‘꿈과 낭만의 나라 코리아’라는 시(詩)로 메논이 화답했다는 이야기가 춘원의 자서전에 나온다. 국회 도서관에 ‘메논박사 연설집’이 소장되어있어 참고로 하면 더 자세히 알수있다.

    7월 19일 현충원에서는 이승만 건국대통령 46주기 추도식이 열린다니 인도와 우리와의 인연이 더욱 가슴에 와 닿는 듯하다.

  • ▲ 김양식 인도박물관장 안내로 참석자들이 박물관을 둘러보고 있다.ⓒ
    ▲ 김양식 인도박물관장 안내로 참석자들이 박물관을 둘러보고 있다.ⓒ

    김양식 인도 박물관장은 인물전기학회에서 타고르시인에 대한 강연을 했었는데 이때 새로운 내용이 공개되기도 했다. 시인(詩人) 인줄만 알았던 타고르의 그림이 인도에서 국보급 대접을 받는다는 이야기는 인도 대사조차도 처음 듣는 일이라면서 놀라워했다고 한다.

    이번 개관식을 하면서 발표된 또 다른 내용은 타고르의 작품 50여점이 10월경 한국에 와서 국립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기대되는 인도 시리즈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