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외교전문, 중국이 변했다고 결론내리긴 불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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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국 국무부 외교전문에 따르면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외교부 차관 재직 당시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에게 '중국에게 북한은 완충국가로서의 가치가 거의 없다'는 중국 당국자의 발언을 전했다.

    아울러 중국관리들이 '한국이 남한 주도로 통일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한 사실을 전하기도 했다.

    이와 비슷한 다수의 인용문들이 위키리크스에 의해 공개됐지만 이를 두고 중국정부의 심중에 큰 변화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리기에는 불충분하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의 아시아담당 편집장 데이비드 필링이 2일 지적했다.

    그는 이날 칼럼에서 (위키리크스의 외교전문 폭로로) 우리는 중국이 쉽게 짜증 부리는 동맹국 북한에 넌더리 났다는 생각을 하게 됐지만, 이런 결론은 너무 성급한 것이라며 최근 중국의 행동을 보면 이와 다른 결론에 이르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선 위키리크스 전문은 천안함사건 이전인 지난 2월까지의 내용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만약 중국정부의 마음이 정말 변했다면 천안함 공격을 비난했겠지만, 중국정부는 북한을 공격 배후로 지목한 국제조사위원회의 결론을 받아들이지 않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중국 초청이라는 보상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천 수석의 발언이 중국정부 내에서 대체적으로 일치된 견해를 대표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분열된 중국 외교정책의 성질을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경제적ㆍ정치적 이해가 점점 더 복잡해지면서 어떤 문제에 대한 중국의 총괄적인 입장에 대해 말하는 것은 불가능해졌으며 특히 북한문제에 관해서는 지도부 내 안보중시 세력과 덜 강경한 기술관료 간 견해차가 크며 세대간 견해차도 있다는 마이클 웨슬리 로위연구소장의 말을 인용했다.

    그는 이밖에 중국이 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 확대를 막으려 한다는 점, 중국이 북한에 중국식 경제개혁을 장려하면서 북한을 사업상대로 유지하려 한다는 점 등을 들며 중국이 변했다는 결론은 성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