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의 시인이었던 니콜라이 알렉셰비치 네크라소프는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는 말을 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한나라당 당원과 뜻있는 국민들이 분노를 표출해야 할 때입니다. 시대정신인 정권 교체의 가능성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한국 정치를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이회창 전 총재의 잘못된 선택에 대하여 국민적 저항이 일어나야 합니다.

    두 번의 대선 실패가 이회창 전 총재의 문제로부터 기인한다는 점은 대다수 국민들이 알고 있는 사실인데, 그 업보를 사면받기 위해 정권 교체를 향하여 온몸을 던져도 모자랄 판에, 반대로 정권 교체를 방해하는 이회창 전 총재는 결코 용서받을 수 없습니다.

    한나라당 당원과 지지자들은 이회창 전 총재의 흠결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후보였기 때문에 당선을 위해 열심히 뛰었습니다. 두 번의 실패는 본인의 문제에다 그 스스로 시인했듯이 본인이 당을 잘못 이끈 결과였습니다. ‘차떼기’라는 오명(汚名)을 안겨 준 것도 이 전 총재입니다. 이것 때문에 당사를 팔고 천안연수원을 반납하면서 한나라당은 재기할 수 있었습니다.

    무슨 악연이 있기에, 당원들의 피눈물을 두 번이나 흘리게 만들었던 이 전 총재가 한나라당의 정권 창출에 고춧가루를 뿌린단 말입니까? 이 전 총재가 출마의 명분으로 삼는 그 모든 말들은 허언에 지나지 않습니다. 아무리 사탕발림을 해도 이를 신뢰할 당원과 국민은 많지 않습니다. 이 전 총재의 출마는 바로 소인배의 선택입니다. 대의(大義)가 아닌 소리(小利)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군자는 천명(天命)을 두려워한다”고 했습니다. 이 전 총재가 천명을 두려워한다면 이런 잘못된 선택을 할 수가 없습니다. 주변의 소인배들의 말만 듣고 결심을 할 정도로 우둔한 것인지, 아니면 제가 지난번에 언급한 것처럼 무슨 말 못할 사정이 있는 것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여하튼 결과에 대한 책임은 이 전 총재 본인이 져야 합니다. 자신 때문에 역사가 거꾸로 가고, 무능·독선 세력이 또 다시 집권을 한다면 그 죄 값을 어떻게 감당하겠습니까? 인간이 결국 남기는 것은 이름 석 자인데, 그 불명예를 자손 대대로 물려주려 하는 심산을 잘 알지 못하겠습니다.

    영국의 유명한 정치가 에드먼드 버크는 말했습니다. “악의 승리에 필요한 유일한 조건은 선한 사람들이 수수방관하는 것이다”라고. 이제 전국의 당원들이 들고 일어나야 합니다. 어디서 출마 기자회견을 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예 출마 기자회견을 봉쇄하는 정도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권 교체가 물 건너간다는 안타까움 이전에 정치를 3류 블랙 코미디 수준으로 전락시키는 행위가 우리가 모셨던 전직 총재에 의해 저질러지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한때 우리가 총재로 모신 것이 부끄러움으로 남는 일만은 없어야 합니다.

    폭풍전야의 고요인지 한나라당은 너무 조용한 것 같습니다. 해당 행위와 이적 행위가 전직 총재에 의해 저질러지려고 하는 와중인데도 그 어떤 분노의 분위기를 느낄 수가 없습니다. 심지어 이 전 총재의 ‘스페어 후보론’에 대하여 동조하는 사람도 있으니 기가 찰 노릇입니다. 이 전 총재는 출마와 함께 우리의 적이 됩니다. 우리는 두 개의 적과 싸워야 하는데, 우선은 당면한 적부터 물리쳐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분노해야 합니다. 그리고 신발 끈을 단단히 조여매고 이 전 총재의 출마를 저지해야 하고, 이것이 실패하면 조기에 낙마하도록 총공세를 취해야 합니다. 정권 교체를 위해서도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땅에 정의가 살아 있음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흘러간 물에 의해 우리의 역사가 오염되어서는 안 됩니다.

    <객원 칼럼니스트의 칼럼은 뉴데일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