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원재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보수 인터넷 신문 뉴데일리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곽호성입니다. 저는 보수성향의 시민이지만 미디어오늘 같은 중도나 혹은 진보성향의 언론을 자주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송 선생님의 글도 읽게 된 것입니다.

    송 선생님, 글쓰기에 앞서 송 선생님에 대해 정보를 찾아 보았습니다. 전교조 대변인을 역임하신 바 있는 것으로 압니다. 아마 지금도 전교조에 소속되어 계실 것으로 생각되는 군요. 미디어오늘 기고문에서 이 점을 빼놓으셨기 때문에 이야기를 합니다. 물론 이 문제는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아무튼 먼저 송 선생님의 글을 요약한 뒤 저의 견해를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보수언론의 전교조 비판은 전교조가 시장주의 대항세력이기 때문?

    송 선생님은 미디어오늘에 기고한 글을 통해 기획기사를 만들어 전교조를 비판하고 있는 중앙일보를 다시 비판하고 계십니다. 교육위원 결과까지 언급해 가며 전교조를 당장에라도 ‘해체’시킬 것처럼 분위기를 몰아가는 대목에서는 ‘멀쩡한 사람’을 ‘생매장’하려는 살기마저 느껴진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송 선생님은 먼저 중앙일보의 보도를 지적하고 계십니다. 중앙일보의 전교조 비판보도가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라는 것이지요. 중앙일보의 논리, 그러니까 전교조 반대인사가 당선되면 ‘역풍’이고 전교조 지지인사가 당선되어도 ‘조직약화’라고 볼 수 있다는 논리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이라는 논리라는 것이 송 선생님의 입장입니다.

    그런데 저는 오히려 송 선생님의 논리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지난 교육위원 선거에서 전교조가 부진했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지요? 전교조 지지인사가 그만큼 부진했기 때문에 중앙일보가 ‘조직약화’라는 표현을 쓴 것입니다. 확실한 전교조 반대인사가 당선이 되고 전반적으로 전교조가 부진했다면 조직약화라는 표현을 쓸 수도 있는 것이지요. 전교조의 조직이 예전만큼 강했다면 왜 전교조가 부진했겠습니까?

    그리고 송 선생님, 말꼬리 잡기식 말씀은 하지 마십시오. 전교조의 초심은 참교육이었습니다. 참교육이란 단어는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물론 진보 사회주의 성향의 전교조 선생님들은 평등주의적 교육, 여럿이 더불어 사는 자세를 주로 생각하는 교육이 참교육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지만 자본주의자들은 참교육이란 단어에 대한 생각이 다를 수 있는 것입니다. 중앙일보 측이 언급한 참교육이란 단어는 다분히 자본주의적이고 실용주의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현실사회에서 행복하게 살기 위해 과연 어떤 교육이 진행되어야 하며, 어떤 교육이 참교육이냐하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지요. 전교조의 일부 진보적 메시지를 담은 현실 사회와 부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을 담고 있는 것이며 만일 그렇지 않다면 오히려 ‘참교육’을 생각하는 그 마음으로 전교조도 변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는 것입니다.

    중앙일보는 전교조 참패원인을 따질 수 있는 제 3자가 아니야?

    송 선생님은 그 다음에 전교조의 참패원인이 과연 극단적이고 과격한 언행 때문이었는지는 논란거리로 볼 수 있다고 지적하셨습니다. 그리고 중앙일보는 전교조 참패원인을 객관적으로 따질 수 있는 공정한 제 3자가 아니라고 하셨지요.

    송 선생님은 교육위원 선거의 최대쟁점은 통일학교 교재사건이었고 보수언론들은 전교조의 과격한 이미지를 부풀려 색깔논쟁으로 몰아가 학부모들의 전교조 투표를 제약했다고 주장하고 계십니다. 전교조에 대해 시종일관 부정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어떤 식으로든 선거에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 노력했던 중앙일보가 하물며 자신이 벌인 ‘흑색선전’을 은폐한 채, 참패원인을 분석하고 처방까지 내리는 것은 한 마디로 ‘주제넘은 행위’이며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격’이라는 것이 선생님의 견해입니다.

    즉, 언론이 스스로 여론재판을 벌이고 사형선고를 내리고 형 집행까지 도맡아 하는 '자가발전 종합시스템'이야말로 보수언론의 고질병임을 중앙일보가 적나라하게 보여준 셈이라고 덧붙이셨지요?

    아니 그런데 송 선생님, 중앙일보는 신문입니다. 중앙일보가 신문이란 사실은 인정하십니까? 아마 중앙일보는 ‘찌라시’ 취급을 하는 분은 아닌지 궁금하군요. 선생님, 신문은 논조가 있는 겁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미디어오늘도 뉴데일리도 논조가 있는 법입니다.

    송 선생님 논리대로라면 한나라당의 지난 2004 총선 패배 원인에 대해서 미디어오늘은 보도하거나 패배원인을 분석하면 안됩니다. ‘주제넘은 행위’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것은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선생님 주장대로라면 도대체 전교조를 비판할 수 있는 제 3자는 누구란 말입니까? 방송이 전교조를 비판할 수 있나요? 만일 방송이 전교조를 비판하면 정부 권력 하에 들어있는 방송 역시 공정한 심판자가 아니라고 하시겠지요? 그렇다면 국내 어느 언론이 전교조를 비판할 수 있겠습니까? 국내 모든 신문들이 광고주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지요? 보수언론 아닌 매체들이 전교조를 보수적 논조로 비판하면 그때는 광고주의 눈치를 보는 매체들은 공정한 심판자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실 것 아닙니까?

    그리고 송 선생님, 이 자리에서 솔직하게 한번 말씀해 보십시오. 송 선생님은 통일학교 교재사건을 보수언론이 부풀려 전교조 타격에 이용했다고 하셨지요? 자. 그렇다면 통일학교 교재사건의 본질을 송 선생님이 직접 말씀해 보십시오. 보수언론은 거짓말을 한다고 칩시다. 그렇다면 미디어오늘 지면에서 말하지 못할 이유는 없는 것이지요. 보수언론이 어떻게 부풀리기를 시도했다는 것입니까? 그 말씀은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설령 보수언론이 부풀리기를 시도했다고 하고 전교조에 억울한 일이 발생했다고 가정합시다. 그러나 엄연히 지금 이 사회의 문화적 주도권은 중도와 진보진영에 있습니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는 것이었지요. 그렇다면 얼마든지 중도와 진보성향의 매체들은 정당한 근거를 제시하며 보수언론이 부풀리기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지적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저는 그런 객관적 반론을 본 기억이 한번도 없습니다. 그러니 선생님께서 시간을 내셔서 한번 그렇게 반론을 해주십시오.

    <시민기자의 칼럼은 뉴데일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