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을지로 옛 미국문화원 자리에 지하6층·지상22층 신청사 건립 추진시의회 "신청사 건립 시 서소문청사 2동의 연간 임차료 180억 원 절약 가능"
  • 서울시의회가 중구 을지로 옛 미국문화원 부지에 약 1200억 원을 들여 지하 6층, 지상 22층 규모의 신청사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29일 서울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의회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신청사 건립계획안을 서울시에 제출했다. 서울시가 소유한 중구 을지로 옛 미국문화원 자리에 2만717㎡(약 6300평) 규모 지하 6층, 지상 22층짜리 신청사를 짓겠다는 계획이다. 투입되는 예산은 1176억 원이며, 완공 시기는 2031년이다.

    현재 서울시의회 청사 본관은 1935년 경성부 부립극장으로 지어졌다. 준공된 지 90년에 이르는 노후건물이다. 총면적 7109㎡에 내부 구조는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현재 이곳에는 의회사무처와 본회의장, 의장단 사무실 정도만 있으며, 시의원들과 다른 직원들은 덕수궁 오른쪽에 위치한 의원회관과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2동 건물 등에 산재해 있다.

    건물 노후화와 만성적인 공간 부족 등을 이유로 서울시의회는 의회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아 옛 미국문화원 자리에 신청사를 짓는 안을 서울시에 제출했다. 서울시는 해당 안을 토대로 '시의회 건립 등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의회는 신청사 건립으로 시청 사무공간 부족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서울시의회 사무처 의정담당관은 설명자료를 통해 "(시의회 신청사 건립 시) 서소문청사 2동 등에 입주해 있는 시 집행기관의 실·국이 현재 시의회에서 사용 중인 의원회관과 별관 2동으로 입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담당관은 그러면서 "이 경우 서소문청사 2동의 연간 임차료 180억 원을 절약할 수 있다"며 "약 7년이면 의회 청사 신축 비용을 회수할 수 있어 오히려 시민들에게 더 큰 이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옛 미국문화원 건물(을지로청사)도 1938년에 지어졌다. 준공 시기만 비교하면 현재의 청사와 큰 차이가 없다. 건물 외벽을 그대로 살려 유산을 보존하면서 신청사를 건축할 계획이라는 것인데, 해당 건물이 국가등록문화재라 문화재청과 협의가 필요하다.

    서울시의회 신청사 건립의 최종 결정권이 서울시장에게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1200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서울시가 선뜻 내줄지는 미지수다. 지방자치단체가 500억 원 이상의 사업을 하려면 행정안전부의 타당성조사와 중앙투자심사도 통과해야 한다.

    더욱이 서울시의회는 최근 의정활동비를 150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인상하는 조례안을 여야 구분 없이 만장일치로 통과시켜 '셀프 인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추계안에 따르면, 의정활동비 인상으로 5년(2024~28년) 동안 33억6000만 원(연 6억7200만 원)의 비용이 추가 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