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화재' 유족, 경기도 상대 손배소 제기1·2심 "경기도, '의정부 화재' 유족에 17억 배상"대법 "원심, 소방공무원 과실 여부 판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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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정부 아파트 화재' 관련 경기도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원심이 대법원에서 파기됐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지난 8일 의정부 아파트 화재 피해자 유족들이 경기도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유족들에게 17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는 소방공무원의 직무 범위와 직무상 위법행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소송은 지난 2015년 1월 경기 의정부 대봉그린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와 관련해 제기됐다. 당시 아파트 계단실 계단을 타고 화재가 확산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1층 주차장 오토바이에서 시작된 불이 출입문을 통해 아파트 내부로 번지면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 5명이 숨지고 주민 120여 명이 연기를 마시는 등 다쳤다.

    피해자 유족들은 아파트 시공사와 감리업체, 경기도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건축주는 해당 아파트 방화문에 화재 시 문을 자동으로 닫아주는 도어클로저를 관계 법령에 따라 설치하지 않았고 감리자는 적절한 시정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또 경기도는 업무상 주의의무를 해태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의정부소방서 소속 소방공무원 A씨 등에 대해서도 도어클로저 설치 여부 등 소방시설 자체 점검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소방시설 세부조사에서 '소방시설 유지관리의 기타사항 등으로 작동 및 사용불가 항목'에 발견치 못했다며 함께 소송을 냈다. 

    1심은 아파트 시공사와 감리업체, 경기도 모두 화재 사고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보고 공동으로 17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경기도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도 피해자 유족들의 손을 들어줬다.

    경기도의 상고로 진행된 대법원 상고심에서는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방화문에 도어클로저가 설치되었는지 여부는 방화시설의 설치·유지 및 관리에 관한 사항으로 소방특별조사를 실시하는 경우 반드시 조사해야 하는 항목이 아니라 조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실시할 수 있는 조사항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도어클로저 설치 여부가 조사항목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방공무원들이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직무상 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원심은 조사 목적과 구체적인 항목이 무엇인지, 방화문에 도어클로저가 설치됐는지 여부가 조사 항목에 포함됐는지 심리해 A씨 등의 행위가 직무상 과실에 해당하는지 판단했어야 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