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녹화→7일 방송… 수직적 메시지 전달에 유리기자회견은 돌발상황 우려… 질문 공세에 무방비
  • ▲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KBS와 대담을 통해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관한 견해를 밝히기로 한 것은 수직적 메시지 전달에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설 연휴 시작 이틀 전인 오는 7일 KBS와 대담에서 신년 국정운영 방안을 밝히면서 김 여사 의혹과 관련해서도 국민에게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KBS와 대담은 4일 대통령실에서 녹화하고 7일 방송될 예정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그간 김 여사 관련 의혹 해법으로 신년 기자회견, 김치찌개 기자간담회 등도 테이블에 올려 놓고 검토해왔지만 최종 선택지에서는 제외했다.

    기자회견의 경우 대통령실이 질문지를 사전에 받을지, 현장 즉석 질문 방식으로 진행할지 여부를 출입기자단과 논의해 결정하게 된다.

    질문지를 사전에 받으면 '각본'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2016년 1월13일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당시 질문지가 사전에 온라인상에 유출됐고, 실제로 짜여진 질문 순서대로 기자회견이 진행되면서 '각본' 논란이 일었다.

    현장 질문 방식으로 하면 김 여사와 관련한 질문 공세에 윤 대통령이 정제되지 않은 답변을 하는 돌발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회견을 할 경우 김 여사 관련 질문을 피할 수 없지 않겠느냐"며 "사실상 통제할 수도 없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결국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공영방송인 KBS와 대담이라는 후문이다. 그러나 KBS와 대담 역시 3일 간의 시차를 둔 사전녹화 방식으로 진행해 대통령실이 의도한 장면만 내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각본' 논란이 일 수 있다. 신년 기자회견을 올해에도 열지 않는 것을 두고 '불통'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다.

    윤 대통령은 2022년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한 이후 신년 기자회견을 열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조선일보와 인터뷰로 신년 기자회견을 대신했다.

    이와 관련, 여권 관계자는 "돌발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대통령실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윤 대통령이 도어스태핑 등 취임 당시 대국민 소통을 그 누구보다 강조해왔던 만큼 사전에 잘 짜여진 구도에서 진행되는 이번 공영방송 대담이 설 연휴를 앞두고 얼마나 긍정적 효과를 나타낼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