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소각장 '유니온파크' 가보니… 스타필드·아파트단지 인근하루 최대 48톤 처리… 폐기물 처리시설 지하화물놀이 시설과 테니스장·공원·공연장 등 주민편의시설 조성
  • ▲ 경기도 하남시 '유니온파크' 전경.ⓒ송학주 기자
    ▲ 경기도 하남시 '유니온파크' 전경.ⓒ송학주 기자
    지난 23일 서울 광화문에서 차로 50여 분을 달려 도착한 경기도 하남시 '유니온파크'. 105m 높이로 우뚝 선 전망타워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전망타워 끝에서는 연신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바로 옆에는 하남의 대표 명소인 '스타필드하남'이 눈에 들어온다. 공원에 위치한 테니스코트에서는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운동을 하고 있었다. 도심 속 아파트단지의 공원과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이곳은 2014년부터 운영한 '복합 환경기초시설'이다. 환경기초시설은 공해 방지와 환경 보전을 위해 설립하는 쓰레기매립장과 소각장, 물 재생 센터, 폐수 처리장 등을 말한다. 

    이곳에서는 하남시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하루 최대 48t까지 처리할 수 있다. 유니온파크 지하에는 소각장뿐 아니라 하수처리시설과 음식물 자원화시설, 재활용품선별시설 등도 갖추고 있다. 냄새나고 더러워 기피·혐오시설로 불리는 모든 환경기초시설이 이 한 곳에 모여 있는 것이다.
  • ▲ 경기도 하남시 '유니온파크' 전망대에서 바라본 주민편의시설.ⓒ송학주 기자
    ▲ 경기도 하남시 '유니온파크' 전망대에서 바라본 주민편의시설.ⓒ송학주 기자
    유니온파크의 겉모습만 보고는 도저히 쓰레기소각장이라고 상상할 수 없었다. 실제로 10년 전 사진을 확인해보니 더욱 놀라웠다. 10년 전에는 이곳도 우리가 익히 알던 쓰레기소각장과 폐수처리시설이 그대로 지상에 노출돼 혐오시설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남시는 인근 미사지구 개발에 따라 소각장 증설이 절실했던 2014년 사업비 3000억여 원을 투입해 세계 최초로 쓰레기 처리 시설을 전면 지하화하는 유니온파크 조성에 나섰다. 생태연못·잔디광장·야외공연장까지 갖춘 이곳은 지금은 외지인까지 찾는 지역 명소로 변신했다.

    무엇보다 유니온파크 지상에는 전망대 역할을 하는 '유니온타워'와 물놀이시설·풋살장·테니스장 등 주민편의시설이 들어서 있다. 하남시민이라면 누구나 무료다. 쓰레기를 소각할 때 발생하는 열에너지는 난방공사를 통해 인근 아파트 등에 공급하고 있다.

    유니온파크 바로 옆에는 대규모 복합 쇼핑몰인 '스타필드 하남'과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밀집해 있다. 하지만 악취 등 쓰레기소각장 관련 민원은 1년에 2~3건에 불과하다고 한다.

    비결은 지하 시설을 음압 상태로 유지하고, 별도 악취 포집 시설도 운영해 쓰레기 운반 차량이 이동하는 새벽 시간 외에는 지상에 폐기물 처리에 따른 악취가 퍼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데 있다. 다만 쓰레기 운반 차량이 드나드는 새벽 시간대나 여름철에 관련 민원이 들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하남시 관계자는 "이곳을 처음 조성할 때 반대가 심해 공무원들이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설득했다"면서 "밖에서는 거의 악취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 이사 오는 분들은 이곳이 쓰레기소각장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 ▲ 경기도 하남시 '유니온파크' 개발 전 모습.ⓒ송학주 기자
    ▲ 경기도 하남시 '유니온파크' 개발 전 모습.ⓒ송학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