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혁백 공관위원장 제안, '소수정당 배려 권역별 병립형제'국민의힘 당론인 권역별 비례제와 절충점 찾을 수 있어 비례 위성정당도 필요 없고, 지역 구도 타파 명분도 충분"이재명도 긍정적 반응"…검토 후 25일 의총서 논의할 듯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선거제 개편을 고민하던 더불어민주당이 소수 정당을 일부 배려하는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병립형 비례제만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겠다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소수 정당 배려'와 '지역 갈등 해소'를 명분으로 권역별 비례제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22일 통화에서 "공관위원장이 운을 띄웠고, 당에서도 검토해볼 만한 제안이라고 생각해 논의가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며 "대표께서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보고 계신다"고 밝혔다.

    앞서 임혁백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전날 기자 간담회에서 소수 정당에 의석을 일부 할당하는 권역별 병립형 비례제를 제안했다. 

    3% 이상 득표한 정당에 30% 이내의 비례 의석을 우선 할당하고, 나머지는 권역별 득표에 비례하게 정당에 배분하는 방식이다. 영남에서 민주당이, 호남에서는 국민의힘이 당선될 수 있어 지역 격차 해소와 소수 정당까지 배려한 안이라는 평가다. 

    민주당과 야 4당이 주도해 도입한 준연동형 비례제는 3% 이상 득표한 소수 정당에 우선적으로 모든 의석이 배분되도록 하고 있다. 21대 총선에서는 한시적으로 연동 상한을 30석으로 제한했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100% 연동형으로 적용된다. 

    민주당이 자당 비례 의석 숫자를 손해 보지 않기 위해서는 또 다시 범야권 비례 위성정당에 참여하는 방식을 선택해야 하는데, 비례 위성정당에 대해 여론의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 민주당이 만든 선거제의 취지를 스스로 무너트린다는 비판 목소리가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제3 지대가 의석을 대거 확보할 가능성이 있어 민주당은 준연동형 비례제가 부담스럽다.

    하지만 권역별 비례제를 택하면 민주당이 굳이 비례 위성정당에 참여할 필요가 없다. 소수 정당 배려라는 명분도 챙기고,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채택한 권역별 비례제와 절충점도 찾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비례 위성정당이라는 것 자체가 상대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어 선거제와 관련해 비판을 자초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며 "여당과 협상 폭을 좁히는 데에도 좋은 제안이라고 본다.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길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오는 25일 의원총회에서 최종 논의를 하고 다음달 1일 본회의에서 선거제를 처리할 계획이었지만, 상황은 유동적이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기에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정당 간 협의가 필요해 시기를 예단해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