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준비위 사무총장에 이준석 정무실장 김철근… 이달 창당 수순이준석, 과거엔 "윤핵관, 당 말아먹은 책임 지고 정계 은퇴해야"
  •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정상윤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정상윤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주축이 된 가칭 개혁신당이 이달 중순쯤 창당할 예정이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비판해온 '이준석 신당'이 창당준비위원회 사무총장에 김철근 전 국민의힘 대표실 정무실장을 임명하면서 이 전 대표 측근을 신당 요직에 전면배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개혁신당은 5개 시·도당 창당을 완료해 이르면 이달 안에 개혁신당 중앙당 창당을 목표로 두고 있다. 이 전 대표가 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을 맡고 이 전 대표의 정치적 동지인 천아인(천하람·허은아·이기인) 중 천하람·이기인 공동창당준비위원장 체제로 가동된다.

    창당준비위원회의 살림을 도맡는 사무총장에는 이 전 대표의 측근인 김철근 전 실장이 임명됐다. 김 전 실장은 과거 이 전 대표의 성상납 관련 증거인멸 의혹과 관련해 사건 관계자로부터 7억원의 투자각서를 써주고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2022년 10월13일 경찰로부터 불송치(혐의 없음) 처분을 받았으나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당 징계 사유와 무관하다며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유지했다. 그러다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대사면을 건의하면서 징계가 취소됐다.

    개혁신당은 사무총장에 임명된 김 전 실장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민주당 쪽 인사들과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 '박지훈의 뉴스킹'에 출연해 "김 전 실장이 20년 이상 정당 경험이 많기 때문에 실무를 총괄하는 데 적격"이라며 "김 전 실장은 전남 고흥 출신으로 민주당 쪽 인사들과도 발이 굉장히 넓다"고 말했다.

    이어 천 공동위원장은 "다른 세력과의 대화 가능성을 닫아두고 있지 않다"며 "(김 전 실장이) 그런 부분에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윤핵관'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며 친윤계 의원들과 여러 차례 충돌했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가 가동될 당시인 지난해 11월13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핵관과 윤핵관 호소인, 단순 중진은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수위가 다르다"며 "이걸 자꾸 뭉뚱그려서 수도권 출마라는 형태로 징벌적 조치(낙하산용 자리 확보)를 하려는 게 문제"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윤핵관과 호소인들은 그냥 당과 국정을 말아먹은 책임을 지고 정계은퇴하라"며 "그냥 사라져야지, 이 사람들이 수도권에 오는 것이 구국의 결단인 양 포장해줄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2022년 8월13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이 전 대표는 "이 정권이 위기인 것은 윤핵관이 바라는 것과 대통령이 바라는 것, 그리고 많은 당원과 국민이 바라는 것이 전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국민의힘을 넘어 조직에 충성하는 국민의힘도 불태워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저서 <이준석의 거부할 수 없는 미래>에서 윤핵관을 '망국신'(亡國臣·나라를 망하게 하는 신하라는 뜻)에 빗대 "군주가 이들을 멀리해야 하는데, 사실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인다"고 언급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윤핵관을 비판했던 이 전 대표가 내로남불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윤핵관은 출마하지 말라는 등 공격했던 이 전 대표가 신당 요직에는 자신의 측근을 앞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개혁신당이 총선을 앞두고 국민을 향한 정책 메시지보다 정부 공격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김병민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시종일관 윤석열정부에 대한 비난이 이 전 대표와 신당에서 나오는 메시지의 거의 전부처럼 비쳐진다"며 국민 삶에 관한 문제를 중시한다면 이 전 대표가 추구했던 정치와도 결이 닿을 텐데,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의 중심에는 정권에 대한 감정 섞인 비난들이 많이 들어가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철근 전 실장은 정계에서 20년 이상 경력이 있어 창당 실무작업을 총괄하는 데 적임자"라면서도 "저희는 인력과 조직이 충분하지 않다. 좀 더 당이 확립된 지위를 얻는다면 공정한 경쟁, 능력주의 부분에 공감하는 만큼 능력과 별개로 친분에만 의존해 인사할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